김지하 "인혁당 사건 고문에 의해 조작"

  • 입력 2006년 9월 18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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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된 8명의 사형수들이 형 집행 마지막까지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문용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인혁당 사건 재심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당시 교도소 보안분실장 이모씨는 "8명의 사형 집행을 봤는데 모두 마지막으로 `억울하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검찰과 변호인의 신문이 끝난 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사형당하는 것을 억울해 했지, `적화통일'이니 하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내가 보기엔 그들은 시골에서 갓 올라왔거나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온 사람 등 매우 순수한 사람들로 보였고 인혁당과 관련해 일을 하는 사람들로는 보이지 않았다"며 무고한 생명이 국가권력에 의해 숨졌다는 인상을 받았음을 피력했다.

그는 고문과 관련해서는 "당시 사형이 집행됐던 하재완씨와 잘 알게 됐는데 한번은 그 분이 `중정(중앙정보부)에서 전기 고문을 당해 탈장됐다'는 얘기를 들어 고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모든 것은 사필귀정이다. 이제는 모든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우리나라여서 하루 만에 사형이 집행됐지, 다른 나라 같으면 가능했겠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이씨와 함께 증인으로 나왔던 당시 2명의 교도관들 역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고문이 있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시인 김지하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인혁당이 `민청학련' 학생운동의 배후라는 유신정권의 발표는 거짓이며 인혁당 사건은 고문에 의해 조작된 것이다"고 진술했다.

그는 "학생운동은 자금이 어디서 나오느냐에 따라 `상부선'이 결정되는데 민청학련은 내가 지학순 주교에게서 받아 전달한 천주교 자금 120만원을 자금으로 썼다. 중정은 인혁당 연루자 여정남씨가 민청학련 이철 씨에게 건넨 2000원을 근거로 배후라고 했지만 2000원은 공작금이 아닌 교통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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