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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8월 10일 0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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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상을 입은 2명의 병사 가운데 박모(21) 상병은 사망했다.
◇ 사건 발생
무장탈영 사건이 발생한 시간은 이날 오전 1시 9분경. 이 이병은 10일 오전 0시부터 1시까지 부대 외곽 경계근무를 마치고 내무반으로 들어오기 전 대대 지휘통신실 앞에서 총기안전 검사와 실탄, 공포탄을 반납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함께 경계근무를 섰던 박 상병에게 실탄 1발을 발사했다.
그는 이어 후임 경계근무자들을 경계초소까지 인솔한 뒤 전임 근무자들을 데리고 돌아오는 역할을 하는 '근무교대 조장'인 김모(22) 병장에게도 실탄 1발을 쐈다.
사고 발생 직후 박 상병과 김 병장은 경기도 분당 국군 수도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나 심장과 가까운 좌측 어깨 관통상을 입은 박 상병은 오전 4시 45분경 출혈 과다로 사망했다.
김 병장은 왼쪽 팔에 관통상을 입고 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가족들의 요청으로 서울 건국대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직후 이 이병은 실탄 10여발과 K2 소총으로 무장한 채 부대 뒷산 방면으로 달아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육군은 경계 근무자가 실탄 15발을 휴대하는 점을 감안, 이 이병이 이 가운데 2발을 발사했기 때문에 실탄 13발을 휴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계 근무자는 공포탄 10발이 든 탄창 1개는 총기에 장착하고 실탄 15발 들이 탄창 1개는 휴대하고 근무를 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 '진돗개 하나' 발령…조기검거 주력
육군은 사건 발생 직후 이 이병을 검거하기 위해 경기도 가평군 일대에 대간첩 침투작전 중 최고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진돗개'는 적 침투가 예상되거나 침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또는 무장탈영병이 발생했을 때 발령되는 출동준비 및 전투준비태세다.
육군은 특히 이 이병이 무장 탈영했기 때문에 군 병력이나 민간인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이 이병의 조기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육군은 이 이병이 부대 뒷산을 통해 도주했을 것으로 판단, 사건 발생 10여분 만인 오전 1시 20분경 20여명으로 구성된 '5분 대기조'를 출동시켜 야산을 중심으로 추적에 들어갔다.
'진돗개 하나'가 발령됨에 따라 군 병력 1000여 명과 경기도 가평경찰서 및 관내 경찰 병력들이 임시 검문서 등을 설치하는 한편 주변 기차역과 터미널 등을 위주로 검문 검색을 벌이고 있다.
경기경찰청은 가평경찰서 전 직원을 비상소집해 청평검문소와 남이오거리, 목동삼거리, 신청평대교, 대성리 관광단지 등 가평지역 7개 주요 길목과 예상 도주로에 배치했다.
육군은 이 이병이 부대에 전입온 지 두 달 정도 밖에 안돼 주변 지리가 어두운데다 주변이 산악지형이어서 가평 일대를 벗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5시경부터는 아들의 무장탈영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이 이병의 부모가 현장에 도착, 군부대 방송차량을 타고 다니며 확성기로 자수를 설득하고 있다.
육군도 이 이병이 무장을 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에게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줄 것과 거동 수상자가 발견되면 즉시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육군은 이 이병이 동료 병사들에게 총기를 발사한 경위에 대해 부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이병은 누구?
이 이병은 올해 5월 9일 입대, 한 달 뒤인 6월에 소속부대에 배치됐다.
그는 지난해 모 전문대학을 다니다 그만둔 뒤 한 휴대전화 부품 조립회사에서 보름 가량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여자친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 전입 후 적응 여부, 사건 발생 전 특별한 징후 유무, 그리고 범행 동기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이병은 키 174㎝, 몸무게 75㎏의 보통 체격에 얼룩무늬 전투복을 착용하고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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