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섬마을 찾아온 ‘이동식 영어마을’

  • 입력 2006년 7월 20일 0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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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uld you like to come to my birthday party on July 25th?”(제 생일이 7월 25일인데 생일 파티에 오실 수 있나요?)

“Thank you. I'd like to.”(감사합니다. 가고 싶어요.)

18일 인천 옹진군 대청도 대청중고교 시청각실.

영어 원어민 교사와 자원봉사 교사, 학부모,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14일부터 대청도에서는 아주 특별한 영어수업이 열렸다. 이날은 마지막 수업.

태어나 처음으로 외국인 교사를 만난 섬마을 학생들. 처음에는 쑥스러워 입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감이 생겨났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싱싱한 생선회를 가지고 원어민 교사가 묵는 숙소로 찾아가 마음의 문을 열기도 했다.

노진혁(14·대청중 3학년) 군은 “외국인 선생님을 처음 만나 처음에는 너무 부끄러웠다”며 “평소 발음에 자신이 없었는데 친절하게 발음의 차이점을 지도해 줘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 온 크리스틴 랜덜(25) 씨는 “아이들은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받아들였다”며 “첫날 수줍어서 말도 못했던 친구들이 며칠 사이에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인천시교육청이 전국 처음으로 14∼18일 섬 지역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이동식 영어마을이 큰 호응을 얻었다.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덕적도 등 4개 섬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기간 동시에 열린 ‘찾아가 함께하는 ‘Fun English Island(즐거운 영어 섬마을)’에는 초중고교생과 학부모 등 1355명이 참가했다.

학부모 양옥자(46·덕적도) 씨는 “이번 영어수업은 섬 지역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이 됐다”며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원어민 교사가 수시로 방문해 수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류석형 장학사는 “2학기부터 원격 화상을 통해 원어민 교사와 섬 학생들이 만나 영어수업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며 “소외 지역의 학생들에게 더 많은 영어 체험 기회를 제공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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