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회장 보석으로 풀려나…구속 61일만에

  • 입력 2006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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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2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회사 돈 1200억여 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횡령하고 회사에 4270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로 4월 28일 구속된 지 61일 만이다.

이날 정 회장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뒤 곧바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정 회장은 협심증 등에 대한 정밀 검사와 치료를 위해 2주가량 입원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오)는 이날 보증금 10억 원을 내는 조건으로 정 회장의 보석 신청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법정에서 비자금 조성에 대한 자신의 형사책임을 원칙적으로 인정했고 검찰이 김동진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관련자에 대한 수사와 기소, 압수수색 등을 마쳐 정 회장이 도망치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사라졌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대차그룹의 경영공백이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와 피고인 중심의 1인 경영 체제였던 현대차그룹이 경영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정 회장의 주장, 정 회장의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출국 허가 신청 등이 있으면 신중하게 검토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해외여행 등을 허가하더라도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채동욱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은 “법원이 충분히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법부의 결정은 검찰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법원의 결정에 감사하고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정 회장은 악화된 건강을 추스른 뒤 투명한 기업 경영과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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