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거제 골프장 상수원오염 논란

  • 입력 2006년 3월 20일 08시 47분


코멘트
“골프장을 막아낼 수 있다면 재산권 행사의 제약도 감수하겠습니다.”

경남 거제시 거제면 동림, 화원마을 주민 150여 명이 이례적으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과 그 주변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서를 최근 거제시에 냈다. 상수원 인근에 들어서려는 ‘계룡산 골프장’ 건설을 저지하기 위한 극약처방이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가축사육과 쓰레기 투기 등이 제한된다.

▽주민 주장=이달 초 거제면 동림, 화원마을 주민 200여 명과 통영·거제 환경운동연합은 ‘계룡산 골프장 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박길환)를 구성하고 첫 집회를 가졌다. 대책위는 ‘청정해역 오염되면 어족자원 고갈된다’는 등의 피켓을 들고 가두시위를 했다.

이들은 “계룡산 골프장 예정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정한 청정해역과 1km 남짓 떨어져 있으며 주민들이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동림저수지 상류에 위치해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청원서에서 “저수량 48만5000t의 동림저수지는 거제시 생활용수 사용량의 23%에 달한다”며 “골프장으로부터 상수원을 지키기 위해 2만여 평에 대한 보호구역 지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거제시 입장=거제시 관계자는 “시민복지와 관광지 개발을 위해서는 골프장 조성이 필요하다”며 “지역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 “청정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사전 환경성협의’를 거쳐야 판단이 서겠지만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종합건설과 K산업이 거제면 옥산리 일대 28만5000여 평에 건설할 예정인 계룡산 골프장은 18홀 규모의 대중골프장으로 2008년 완공예정.

거제시는 현재 계룡산골프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구단위 계획이 마무리되면 재해, 환경영향평가와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