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고있는 혼혈인은 여전히 이방인 취급하면서…”

입력 2006-02-09 03:03수정 2009-09-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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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하인스 워드 선수에게 보이는 관심을 한국에 사는 혼혈인들에게도 나눠 줬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흑인계 혼혈인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가 되자 워드의 인터넷 팬 카페가 생길 정도로 그의 성공담이 화제다.

하지만 한국에 사는 혼혈인들은 그의 성공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미국에 사는 한 혼혈인의 성공이 크게 부각되는 반면 국내 혼혈인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현실에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또 국내 혼혈인들은 워드가 혼혈인에 대한 차별과 냉대가 심한 한국에서 성장했다면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며 워드에 대한 관심이 혼혈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본보 1월 13일자 A3면 참조

혼혈인 단체인 국제가족한국총연합 배기철(裴基喆) 회장은 “워드의 성공으로 혼혈인도 노력하면 누구든지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혼혈인이 많은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혼혈인협회 박근식(朴根植) 회장은 “워드에 대한 관심이 국내 혼혈인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면서도 “워드를 한국에 사는 혼혈인과 직접 비교하면 혼혈인에게 상실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 기회에 혼혈인 차별을 없애기 위한 정책 마련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앙대 신광영(申光榮·사회학과) 교수는 “한 혼혈인의 성공에 지나치게 환호하다 보면 한국사회의 혼혈인 문제를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다”며 “워드의 성공이 혼혈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차별 문제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8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시정본부 산하 인종차별팀을 중심으로 혼혈인 차별 개선에 관한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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