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파동]“나설 일 아니다” 신중한 검찰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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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황우석 교수가 16일 기자회견에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로 뒤바뀐 게 아닐까 추정된다”며 수사를 요청한 데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황희철(黃希哲) 1차장은 “황 교수의 기자회견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황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 무슨 취지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검찰이 주도적으로 수사에 나설 수 없다는 얘기다.

검찰은 또 고소나 고발장이 접수되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황 교수가 수사를 의뢰하고자 하는 부분을 기재한 고소장을 검찰에 접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검찰은 황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고소장을 종합해 수사 착수 여부와 범위 등을 정할 수 있다.

검찰은 황 교수 논문의 진위를 검찰이 과학계보다 먼저 나서 검증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주도적으로 나서 논문의 진위를 가리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황 교수 논문의 진위는 과학계 내부에서 먼저 검증할 사안이지 검찰이 나설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황 교수가 가짜 논문을 근거로 국가 연구비를 받았을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설사 황 교수가 허위 논문으로 연구비를 받았다 하더라도 국책사업의 일환이었다면 감사원 등 다른 국가기관의 조사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에 있는 김선종 연구원 등 주요 관련자 소환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은 “수사가 시작될지 결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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