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조종사 파업돌입]“조종사들 왜 또 이러십니까”

입력 2005-12-08 02:57수정 2009-09-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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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8일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노사 양측은 상대의 양보를 주장하며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을 맞아 출국 및 귀국하는 승객들의 무더기 예약 취소 사태가 예상되고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제품의 수출에 비상이 걸리는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신만수(51) 노조위원장은 7일 오후 파업 농성장인 인천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까지 집결한 500여 명의 조합원이 우선 참여하나 비행 스케줄에 따라 앞으로 참가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회사는 파국을 원치 않으며 조종사노조가 교섭을 원한다면 영종도에서 나와 수정안을 갖고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종사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40분 회사 측과 제13차 교섭을 벌였으나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휴회한 뒤 협상을 재개하지 못했다.

▽쟁점은 임금인상=노조는 올해 임금(2005년 4월∼2006년 3월)을 총액 기준으로 작년 대비 8% 올려 소급적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회사 측은 총액 기준 3% 인상안을 내놓고 있다. 유가 인상에다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으로 경영 외적인 환경도 악화돼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

회사 측은 “노조의 요구안대로 하면 조종사 전체 평균 1억200만 원의 연봉과는 별도로 올해 성과급을 포함해 지난해 대비 기장은 1인당 2236만 원, 부기장은 1684만 원을 더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무단 결근이나 승무 명령을 거부한 경우에는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 비행수당을 삭감할 수 있는 조항을 고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상습 또는 고의적으로 결근했을 때도 수당을 지급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항공대란 우려=회사 측은 가용 조종사 인력이 600∼700명밖에 안돼 파업 첫날인 8일 항공편 편도 387편(화물기 포함) 가운데 53%에 이르는 204편이 결항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객기의 경우 국제선은 편도 154편 가운데 30편(19%)이, 국내선은 김포∼제주 노선을 포함해 편도 202편 가운데 150편(74%)이 결항될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국내 노선은 대체 교통수단이 없는 제주 노선을 위주로 운항할 예정이다. 그러나 내륙 노선은 오전 7시 서울발 부산행 KE1101편을 비롯해 예정돼 있던 101편 전편이 결항된다.

또 국제선 화물기는 전체 31편 가운데 프랑크푸르트 오사카 톈진 상하이 노선을 제외한 24편(77%)이 결항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유럽이나 미주지역에 단독 취항노선이 많아 대체 항공편을 찾는 데 한계가 있어 여행 자체를 포기하거나 무더기 예약 취소가 나타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경제에 미칠 피해=건교부와 산업자원부는 이번 전면 파업으로 대한항공 항공기의 70%가 운항할 수 없어 수출입 화물은 하루 약 2000억 원어치, 여객은 하루 약 4만4000명(국제선 2만1000명, 국내선 2만3000명)을 수송할 수 없을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관광업계, 수출업계, 국제 신인도 등의 유무형 피해를 합치면 국가경제적인 손실은 눈 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차지하는 항공운송 분담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제여객 40.6%, 국제화물 48.1%, 국내 여객 65.2%로 아시아나항공의 약 2배다. 특히 대한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올해 8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때보다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하루 총손실액을 253억 원으로 추정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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