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2년만에 이루어진 유언

  • 입력 2005년 12월 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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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미국에서 숨진 재미동포가 모교인 대구제일여자정보고에 장학금으로 10만 달러를 기증한 사실이 알려졌다.

1975년 이 학교를 졸업한 이정옥 씨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생활하다 수년의 투병 생활 끝에 47세의 나이로 2003년 1월 숨졌다.

이 씨는 숨지기 전 자신의 재산인 26만 달러를 모교(10만 달러), 하버드대와 예일대(각 1만 달러), 미국 내 한국인 고아 4명(각 1만 달러)에게 나눠 달라고 유언했다. 생전에 도움을 준 지인 수십 명에게도 3000∼5000달러씩 남겼다.

미 로스앤젤레스 한국영사관은 복잡한 상속 절차를 마무리한 뒤 최근에야 이 씨의 재산을 유언대로 처리했다.

가족이 없던 이 씨는 병세가 악화되던 2001년 10월부터 애리조나 주 템피 시의 한 한인교회에 의지해 생활하다 2년 뒤 숨졌다.

로스앤젤레스 영사관 김희철 영사는 이 씨의 모교로 보낸 e메일에서 “이 씨는 미국인과 결혼해 하와이에서 살았으나 홀몸이 되면서 애리조나 주로 이사한 뒤 검소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귀중한 재산을 모두 사회로 돌려주고 떠난 경우는 교포사회에서 드물다”고 말했다.

대구제일여자정보고 조용식(趙鏞湜) 교장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이정옥 장학기금’을 만들어 학생들의 공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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