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세 외국인관광객 왜 많을까…대부분 원정출산 영아인 듯

  • 입력 2005년 9월 27일 03시 08분


“부모가 한국인인데 아기만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면 이상하게 볼까봐 비자 없이 들어왔어요. 30일간 무비자로 있다가 비자를 받으려고 해요.”

올해 2월 남편의 6개월 미국 출장을 따라가 현지에서 아이를 낳고 최근 귀국한 주부 김순영(가명·31) 씨.

그는 “18세까지 아이의 한국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면서 “그때 가서 국적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후 1년도 안된 외국 영아의 국내 입국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절반은 김 씨의 아이처럼 비자가 필요 없는 ‘관광 통과 목적’으로 입국했다가 국내에서 비자를 받아 기간을 연장하면서 체류하고 있어 대부분 ‘원정출산’으로 추정된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 3개월 이상 장기 체류 목적으로 입국한 0세 이하 외국인은 2985명으로 △2000년 1812명 △2001년 2083명 △2002년 2510명 △2003년 2789명 등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이들의 입국 시 체류 자격은 관광이나 통과 목적으로 비자 없이 입국한 경우가 전체의 52.5%인 1566명에 이른다.

친척 방문, 가족 동거 등 방문 동거 목적이 20.4%에 해당하는 608명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 국적을 가진 아이라도 부모가 한국인이면 국내에서 쉽게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데다 18세까지는 사실상 아무런 제약 없이 비자가 연장되는 점을 이용한 것.

통계청은 “0세 외국인을 동반한 실제 관광 사례는 거의 드문데도 관광 통과 목적으로 입국하는 0세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외국에서 출산한 아이를 데려오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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