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싱가포르,수학교육으로 미래를 푼다

  • 입력 2005년 9월 2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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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인터넷을 중시하는 나라다. 지난주에는 한 젊은이가 ‘월드 사이버 게임 대회’에 참가하려고 군 입대 연기를 신청하자 국방부가 이를 허가해 줬을 정도다.

인구 400만 명의 작은 도시국가인 만큼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재능을 키워 주려고 안간힘을 쓴다. 싱가포르는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 비교연구(TIMSS)’에서 4학년생과 8학년생이 이미 우수한 성적을 거뒀는데도 학교 혁신에 더 노력하려고 한다. 직업을 갖기 위해 어디든 갈 수 있는 이 ‘평평한 세상’에서, 이웃나라를 앞서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알아야 할 것은, 그들이 정상을 향해 우리와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중학교의 교장은 필자에게 싱가포르에서는 이제 암기학습을 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학생과 교사들은 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그 교장은 “계산 능력도 중요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학생들에게 독창성을 갖도록 장려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을 키우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식은 교실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지 교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 이유에서 몇몇 싱가포르 학교들은 ‘헤이매스(HeyMath)’라고 불리는 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채택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4년 전 인도의 첸나이에서 니르말라 산카란, 하시 라잔 씨 등 2명의 젊은 인도 은행가가 케임브리지대의 ‘밀레니엄 수학 프로젝트’와 협력해 만들었다.

‘헤이매스’는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비롯됐다. 학부모인 당신이 싱가포르나 인도, 중국의 학생들이 수학을 정말 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하자. 4학년생에게 분수를, 10학년생에게 2차방정식을 가르치는 데 사용되는 최고의 교과서, 교수 및 평가도구, 학습지도안이 궁금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한 회사가 이러한 최고의 학습 자료를 인터넷에 모아 놓아서 세계 각국의 교사들이 수업에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 생각이 바로 ‘헤이매스’가 됐다.

‘헤이매스’를 개발한 산카란 씨는 “수학 개념을 가르치기 위한 최고의 학습 자료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기반을 만들려고 한다”며 “교사들은 인터넷에 ‘14세 학생에게 합동이라는 개념을 가르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인도나 중국 상하이에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고 질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매스’의 목표는 수학계의 구글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세계 최고의 교사’에게서 모든 학생과 교사가 수학 개념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웹 기반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헤이매스 플랫폼은 온라인 질문 저장소는 물론이고 개념과 학년에 따른 색인을 갖춰 교사들이 숙제 검사와 테스트에 들이는 시간을 절약하게 해 준다. 헤이매스가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 자습할 수 있는 동영상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숙제를 하다 벽에 부닥친 싱가포르 학생들의 질문에 국경 너머의 인도 온라인 가정교사가 답을 해 주는 시스템도 구비돼 있다.

오늘 나는 왜 이런 주제를 택했을까. 수학과 과학이 오늘날 세계의 혁신과 영향력에 있어서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나아가 세계의 부모들은 수학에서 자기 자녀들을 앞지른 아이들이 더욱 발전해 나갈 것임을 알아야 한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정리=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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