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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13일 0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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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S쉼터에서 생활 중인 K(28) 씨와 L(27) 씨는 올해 대학 수시모집에 응시해 지난달 부산 모 대학 사회복지와 생활체육 관련 학과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K와 L씨는 집안 사정으로 학업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자 유흥주점 등을 전전하다 적발돼 지난해 이 곳에 수용됐다. 이 곳에 있으면서 마음을 다잡은 이들은 삶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들로부터 과외 봉사를 받으며 밤낮으로 공부에 매달려 대학 입시에 도전했던 것.
이들은 막상 합격소식을 듣고도 1인당 300만 원가량의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막막했다.
이들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자 부산지역 공무원 부인들의 모임인 항도여성회에서 300만원을 선뜻 내 놓았고, 시민들과 누리꾼들이 십시일반으로 등록금 전액을 마련했다.
한 시민은 “적은 돈이지만 젊은 여성들이 희망을 찾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4만원을 내 놓았다. 한 누리꾼은 “누가 뭐라 든 용기를 잃지 말고 꿋꿋하게 생활하라”는 글과 함께 3만원을 보냈다.
이 후원금으로 최근 등록을 마친 이들은 “희망의 길을 열어주신 많은 분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지원시설 측에서는 이들이 학업을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별도의 보호공간인 ‘그룹 홈’에서 생활하도록 배려해 주기로 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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