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분당-용인 전세가격↑ …집값 상승 주도 재건축은↓

  • 입력 2005년 9월 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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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시장에 이상(異常) 기류가 흐르고 있다. 올해 집값 급등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지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과 용인시 지역에서 전세물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전세금이 크게 오르고 있다.

반면 매매시장은 거래가 완전히 끊긴 채 수천만 원씩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 전세시장 심상찮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서울 지역의 전세금은 평균 0.17% 올랐다. 2003년 3월 중순 0.2%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송파구(0.46%) 강동구(0.34%) 성동구(0.47%) 중구(0.36%) 구로구(0.34%) 등이 많이 올랐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 33평형 전세금은 1주 새 4000만∼5000만 원이 올라 3억 원에 거래되고 있고, 압구정동 신현대 35평형도 전 주보다 5000만 원 오른 3억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분당(0.64%)과 용인(0.67%)의 전세금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용인 성복동 LG빌리지 49평형은 1주 동안 5000만 원 이상 뛰었다.

이는 ‘8·31대책’으로 보유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 부담이 늘어나자 집을 사는 대신 전세를 택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부동산중개업소 ‘부동산디포’ 전영주(全榮珠) 사장은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오름세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전세를 팔려고 내놓으면 전세난마저 우려된다”고 말했다.

○ 매매는 주춤, 거여신도시는 과열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와 서울 외곽지역 중소형 아파트는 매매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두 달 사이에 2억3000만 원이나 하락한 급매물이 나올 정도다.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36평형은 6월 13억5000만 원 선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2억 원 이상 떨어진 11억2000만∼11억5000만 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의 개포 주공, 강동구의 고덕 주공과 둔촌 주공도 가격이 1억 원 안팎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는 끊긴 상태다.

재건축 단지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강동(―0.29%) 서초(―0.15%) 송파(―0.12%) 강남구(―0.04%)는 일제히 집값이 떨어졌다.

재건축을 제외한 강남 아파트와 분당, 용인 지역도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한두 건씩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서울시 3차 뉴타운 후보지로 선정된 데 이어 200만 평 규모의 미니신도시 건설이 확정된 송파구 거여동 마천동 일대는 호가가 수천만 원씩 급등하고 있다.

집을 팔려고 내놨던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수천만 원의 위약금을 물고서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 토지시장은 충격 속에 관망세

토지시장은 쇼크를 받은 분위기가 역력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는데도 거래가 활발했던 충남 아산, 논산, 태안 등지에서는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

특별한 호재 없이 가격 오름세를 보였던 경기 북부 지역과 강원 횡성, 충북 보은, 영동 등지에서는 가격 하락 움직임이 뚜렷하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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