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친왕 손자 이원씨, 故 이구씨 양자 입적 확정

  • 입력 2005년 7월 2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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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마지막 황세손 고 이구 씨의 양자로 결정된 의친왕의 손자 이원 씨. 그는 대한제국 황실을 잇는 상징적 존재가 된다. 이날 창덕궁 낙선재에 마련된 이구 씨의 빈청에서 고인에게 예를 올리고 돌아서는 이 씨의 표정이 무거워 보인다. 원대연 기자
22일 마지막 황세손 고 이구 씨의 양자로 결정된 의친왕의 손자 이원 씨. 그는 대한제국 황실을 잇는 상징적 존재가 된다. 이날 창덕궁 낙선재에 마련된 이구 씨의 빈청에서 고인에게 예를 올리고 돌아서는 이 씨의 표정이 무거워 보인다. 원대연 기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인 고 이구(李玖) 씨의 후계자가 의친왕(義親王·고종의 아들·1877∼1955)의 손자인 이원(李源·주민등록등본상 이름은 이상협·李相協·44·현대홈쇼핑 부장) 씨로 22일 결정됐다.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은 이날 오전 빈청(殯廳)이 마련된 창덕궁 낙선재(樂善齋)에서 상임이사회를 열고 “고인의 유언에 따라 이 씨를 양자로 입적해 대를 잇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이환의(李桓儀) 대동종약원 이사장은 “아무리 멸망한 왕실이라고 해도 그 대를 끊기게 할 수는 없다”면서 “이것은 조선 왕조의 상징적 법통을 이어가자는 것이지 황실을 복원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씨가 이번 장례식의 상주를 맡게 됐다. 이 씨는 앞으로 대동종약원의 총재로 추대되어 종묘대제 사직대제 건원릉(태조 이성계의 묘소)대제 등 종약원의 주요 행사를 주관하게 된다.

이 씨는 이날 전통 상복으로 갈아입고 빈소를 지키기 시작했다. 그는 “종친회의 법도에 따라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며 “하지만 직장 생활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왕실 棺 ‘재궁’ 공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조선 왕실의 관인 재궁(梓宮)이 22일 창덕궁에서 공개됐다. 유홍준 문화재청장(가운데)과 한영우 문화재위원이 이 관의 특징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 이구 씨의 관은 새로 제작했고 이 관은 영구 보존된다. 원대연 기자

그러나 이날 논의 과정에서 양자 결정에 반대하는 의친왕의 아들이자 이 씨의 삼촌인 이석(李錫) 씨와 대동종약원 관계자 사이에 10여 분간 큰소리가 오가면서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석 씨는 “우리(의친왕의 자손)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양자를 들이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영결식은 24일 오전 10시 창덕궁 희정당(熙政堂) 앞에서 거행된다. 영결식 후 창덕궁 돈화문∼종로3가∼종묘로 상여 행렬이 이어지고 오전 11시 반 종묘 앞에서 노제가 열린다. 낮 12시경 장지로 출발해 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영원(英園·영친왕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대동종약원은 영결식을 마치면 낙선재에 상청(喪廳)을 마련한 후 3년상을 치르기로 하고 문화재청과 협의 중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창덕궁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조선 왕실의 관(棺)인 재궁(梓宮)을 공개했다. 속이 노란 소나무인 황장목(黃腸木)으로 관을 짜고 그 위에 수십 번 옻칠을 해서 만든 것. 제작 연대는 미상이다.

문화재청은 두 개의 재궁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하나는 1989년 고인의 어머니이자 영친왕의 부인인 이방자(李方子) 여사의 관으로 사용됐다. 문화재청은 마지막 남은 재궁을 국립고궁박물관에 영구 보관할 예정이다. 고인의 관은 이미 제작돼 있던 향나무 관 중 질 좋은 것으로 골랐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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