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찰 명예담임제’ 아이디어 낸 의성署 윤기웅경감

  • 입력 2005년 7월 2일 0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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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에서도 ‘경찰 명예담임교사제’가 제대로 운영돼 학생들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고민을 털어놓고 해당 경찰관이 흔쾌히 도와주는 분위기가 정착되면 학교폭력을 최대한 예방할 수 있겠지요.”

의성경찰서 중앙지구대가 의성중(의성군 의성읍)과 합의해 올해 4월 중순부터 도입해 시행 중인 명예담임교사제가 성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경북지방경찰청이 이달부터 도내 24개 전 경찰서로 이를 확대 시행키로 했다.

이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긴 중앙지구대장인 윤기웅(尹基雄·38) 경감은 1일 “학생들은 ‘경찰서는 잘못을 처벌하는 무서운 곳’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고 경찰은 학생들의 또래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경찰관이 명예담임을 맡으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 경감은 “명예담임을 맡은 경찰관이 정기적으로 학급 종례에 참석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얼굴을 익히면 학생들은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해당 경찰관은 담임이라는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의성중이 4월 15일 중앙지구대 소속 경찰관 중 대졸 이상 학력자 12명을 1∼3학년(총 12개 반)의 명예담임으로 각각 위촉한 이후 5월 말까지 학생들이 경찰관에게 보낸 편지와 e메일은 36건이었고 이 지구대 홈페이지에 올린 감사의 글은 8건이었다.

특히 학교폭력은 의성중 상급생 6명이 하급생 19명의 금품을 뺐고 때린 사례가 4월에 신고, 원만하게 처리된 이후 최근까지 전혀 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성중 박무한(朴茂漢·60) 교장은 “명예담임제가 시행된 이후 학교 분위기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모든 학생들이 담임 경찰관의 휴대전화 번호와 e메일 등을 알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즉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경찰청은 포항과 구미 등 도시지역 경찰서는 2개 지구대 이상, 영양 등 농어촌지역 경찰서는 1개 지구대 이상씩 총 32개 지구대에서 명예담임제를 시행토록 지시했다.

의성 출신으로 1989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윤 경감은 “명예담임제는 학교폭력 초기 단계인 중학교부터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학교폭력 근절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 측과 경찰이 꾸준히 공감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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