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목포 시각장애 학생-해군 관악대 수준급 연주로 감동

  • 입력 2005년 6월 30일 07시 53분


코멘트
24일 오후 전남 목포시 용당동 전남제일고 인동관.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 장애우와 하얀 제복을 입은 해군 관악대 장병의 관악 합주소리가 강당에 울려 퍼졌다. 30여 명의 합주단이 ‘독도는 우리 땅’ 연주를 끝내자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감동의 멜로디를 선사한 합주단은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은광학교(전남 영암군 삼호면) 학생들과 해군 목포해역방어사령부의 관악대 장병. 이들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20) 씨 등 장애인 음악가 4명이 펼치는 ‘희망으로’ 콘서트에 찬조 출연해 합주곡 3곡을 연주했다. 3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터라 실력은 수준급이었다.

장애우들이 해군 장병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1년 12월. 당시 은광학교 관악부의 지도 요청에 사령부 측이 흔쾌히 수락했고 이후 매주 한 차례 부대와 학교를 오가면서 우의를 쌓았다.

관악대원들은 악보를 볼 수 없는 장애우들이 리듬과 박자를 알 때까지 곡을 연주하고 어느 정도 감각을 익히면 개인 지도에 나섰다.

합주단은 지난해 은광학교 축제인 ‘은광의 날개’ 행사에서 공연을 했다. 2002년 11월에는 목포KBS 공개홀에서 열린 학예발표회에서 ‘월드컵송’ 등을 연주해 갈채를 받았다.

이강숙(40) 은광학교 교사는 “활동력과 사회성이 부족했던 아이들이 합주를 하면서부터 표정이 밝아지고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장애우에게 사랑과 관심을 쏟아 준 장병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