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김태호 경남지사 취임 1년 明暗

  • 입력 2005년 6월 1일 0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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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한 선장, 요동친 도정(道政)’ 경남도의원을 거쳐 거창군수로 일하다 지난해 6월5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태호(金台鎬·43) 경남도지사의 지난 1년에 대한 평가가 그리 후하지는 않다.》

경남도는 31일 “장기 발전 로드맵을 만들고 미래를 설계한 기간이었으며 많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고 지역출신 국회의원과 도의원, 공무원 조직 등에 끌려 다니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취임 초기부터 인사 후유증에 시달린데 이어 관사와 관용차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이는 리더십 누수현상으로 번졌다.

F3(포뮬러 쓰리) 국제자동차대회는 논란 속에 재계약을 취소했고, 경남도의 최대 현안이던 F1(포뮬러 원) 자동차대회도 유치 포기를 결정했다. 어려운 사업이긴 하지만 “포기에 이르는 과정이 주먹구구식이었다”는 혹평이 나왔다.

‘부산·진해 신항만’ 명칭도 도민들의 여망과는 다른 쪽으로 가고 있다.

뚜렷한 성과 없이 잇따라 해외에 나가면서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마저 놓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외국 기업과 자본 유치실적은 전임 지사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재선을 의식해 ‘좋은 게 좋다’는 식의 행보를 해오다 “공직기강이 느슨하고 조직력도 약화됐다”는 여론이 제기되자 최근 대책마련에 나섰다.

국제신문이 취임 1년을 맞아 경남도의원을 상대로 벌인 조사에서 김 지사가 잘한 점으로는 응답자의 52.4%가 ‘개혁적인 정책’을 꼽았고 ‘원만한 행정’은 21.4%였다. 잘못한 점에 대해 61.9%가 ‘산하 공기업 인사’를 들었다.

장애인 및 저소득층 복지대책 수립과 실업해소를 위한 열정은 호평을 받았다. 자신이 주창해 입법을 추진 중인 ‘남해안 시대’를 얼마나 현실에 접목시켜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병하(李秉河) 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장은 “김 지사가 취임 일성으로 ‘역동적인 경남 건설’을 내세웠으나 공허한 구호에 그쳤으며, 도정 전반에 안정감도 없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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