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신평림씨 고졸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

  • 입력 2005년 4월 28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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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데 나이 제한이 있나요. 내친 김에 대학까지 가고 싶어요.”

2005학년도 고등학교졸업학력 검정고시를 전국 최고령으로 합격한 신평림(75·경기 광명시·사진) 할머니는 28일 앞으로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신 할머니는 2년 전 치러진 고등학교입학자격 검정고시에서도 전국 최고령으로 합격했다.

1931년 전남 영암군에서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신 할머니는 “딸자식은 가르쳐봤자 남의 집에 보낸다”며 취학을 만류하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초등학교에 진학했다. 6년 내내 반장을 도맡아 할 정도로 공부를 좋아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1950년에 결혼해 7남매를 키웠다. 집안일에 더해 공장에 다니며 생활비를 보태느라 공부를 다시 시작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02년 우연히 영어학원 광고지를 본 뒤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갈망으로 평생교육시설인 서울 마포구 양원주부학교에 입학했다.

집에서 학교까지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1시간 이상 걸렸지만 3년 동안 지각이나 결석 한 번 없이 열심히 공부한 결과 검정고시 전국 최고령 합격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

신 할머니는 “열심히 공부해서 내년에 대학에 진학해 한문학을 공부하고 싶다”며 “많이 배워 노인복지관에서 영어나 한문 강사로 봉사하는 것이 마지막 소망”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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