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소래 염전-습지, 콘크리트로 덮을건가

  • 입력 2005년 4월 15일 21시 03분


코멘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인천으로 진입하다 보면 소래포구를 지나 오른쪽으로 푸르고, 붉은 염생식물이 드넓게 펼쳐진 습지를 볼 수 있다.

옛 소래염전과 소금창고 등도 볼 수 있는데 바로 이곳이 현재 택지개발 논란이 일고 있는 수도권해양생태공원 인근 서창지구다.

이 지역은 수도권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해안경관을 유지하고 있다. 육지와 해양생태계가 소래염전과 포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어 대다수 환경전문가들은 보전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하고 있다.

게다가 서창지구 주변 인천대공원과 수도권해양생태공원, 소래포구 등은 주말이면 수많은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해양수산부와 인천시는 2000년 3월 생태공원과 서창지구 일대 106만평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조성된 45만 평의 생태공원을 비롯해 나머지 70여만평의 부지도 연차적으로 공원으로 만들기로 한 것. 그러나 지난해부터 정부가 예산지원 문제로 난색을 표해 이 계획은 표류하기 시작했다. 결국 올 3월 이 부지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고 말았다.

정부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집 없는 서민에게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택지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 지역에는 이미 논현택지 1만8000가구, 한화택지 1만3000가구, 장수택지 1500가구 등 4만 가구가 넘는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주택공급을 명분으로 내세워 막대한 개발이익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

특히 인천시와 관할 남동구는 택지개발에 반대하고 있으며 3만여명의 주민이 참가한 반대 서명도 전달했지만 정부는 일방적으로 택지개발지구로 고시했다. 이것이 참여정부의 의사수렴 구조인가?

이 부지는 수도권에서 유일한 해양생태공원이 있어 반드시 보전해야 할 자연생태지역이다.

정부의 방침대로 택지로 개발되면 육지와 해양생태계가 단절되고 동식물의 생활통로가 막히는 등 자연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현재 인천의 시민단체들은 택지개발을 막기 위해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고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시민들에게 공원을 돌려주기 위해서다.

인천은 더 이상 숨쉴 곳이 없다. 언제까지 숲을 없애 주택과 도로를 건설할 것인가?

공해도시 인천에서 살고 있는 시민들은 택지개발 보다 얼마 남지 않은 녹지를 보전해주길 간절히 희망한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jokh@kfem.or.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