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경기북부 민통선 이북 45만평 생물다양성관리지구로”

  • 입력 2005년 4월 4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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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경기북부 민통선 이북지역 일부가 ‘생물다양성관리협약지구’로 지정될 전망이다.

경기 파주시는 4일 군내면 백연리 민통선 이북지역 45만 평을 생물다양성관리협약지구로 지정해달라는 서류를 주민동의서와 함께 경기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현재 환경부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는데 해당 통일촌 주민 110여 가구가 모두 동의한 상태라 지구 지정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일대는 천연기념물인 독수리, 재두루미, 흑기러기, 고니, 황조롱이와 환경부 보호종인 큰기러기, 말똥가리 등 희귀 동물이 서식하는 지역으로 조사됐다. 철새 외에도 식물 1194종과 무척추동물 314종, 미생물 282종 등이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가을철 이후만 되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농경지를 습격하는 야생동물 때문에 농민들은 큰 피해를 보았고 매년 야생동물 포획을 관계당국에 건의하는 등 주민과 야생동물의 생존권 경쟁이 치열했다.

생물다양성관리협약지구로 지정되면 농민들은 가을에 추수할 때 볏짚을 남겨두거나 보리와 밀 등을 심어 겨울 철새와 고라니, 노루의 먹이로 주는 대신 볏짚을 남겨둔 면적과 겨울 작물 재배 면적에 따라 보상을 받게 된다.

농민들에게 지구 지정의 이점을 직접 설명해 동의를 이끌어낸 ‘DMZ 독수리 생태학교’ 김승호(45) 교장은 “지구 지정이 되면 농민은 보상을 받고 겨울철새는 먹이를 얻고, 생태관찰 관광객도 늘어나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생물다양성관리협약지구는 철새 도래지를 중심으로 충남 전남 전북 경남 등 10곳이 지정돼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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