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청계천에 사과나무 길을”

  • 입력 2005년 4월 4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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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시 달천로변에 조성된 사과나무길.사진 제공 충주시
충북 충주시 달천로변에 조성된 사과나무길.사진 제공 충주시
‘청계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 보자.’

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계천변 주변 400m 구간에 4, 5년생 사과나무가 심어진다. 이에 따라 내년 봄과 가을부터 각각 사과나무 꽃과 열매를 서울 거리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와 충북 충주시는 8일 청계천변 고산자교∼신답철교 400m 구간에 일반인에게 ‘후지사과’로 알려진 ‘동북7호’와 홍옥 품종의 충주산 사과나무 120그루를 심는 식수행사를 갖는다고 4일 밝혔다. 이미 이 나무들은 구덩이에 뿌리가 묻혀 가식재된 상태다.

서울에서 사과나무를 가로수로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 전국에서는 충주시 달천로변 충주사과나무길에 이어 두 번째다.


일반적으로 은행나무를 제외한 과실수들은 관리하기가 까다로워 가로수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서울의 경우 성북구 감나무길과 관악구 낙성대길에는 감나무가, 강동구 신명초교∼생태공원 성내길에는 모과나무가 심어져 있는 정도다.

조경진(趙耕眞·조경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서울의 가로수는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 등 몇몇 나무 위주로 심어져 천편일률적”이라며 “청계천에 사과나무를 심어 장소에 특색을 더하는 것이 좋은 도시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과나무는 4월 말∼5월 초에 꽃이 피며 1cm 크기의 분홍색 꽃이 꽃봉오리 하나에 5, 6개씩 피어 나무 가득 피는 모습이 아름답다. 사과향도 좋다. 열매는 10∼11월에 열리며 다 자란 나무에서는 사과를 4, 5상자 수확할 수 있다.

그러나 사과나무가 병충해에 약해 관리가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 사과나무를 무상 기증한 충주시는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약 2년간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과수연구과 직원을 수시로 서울에 파견해 재배와 관리기술을 전수하기로 했다.

충주시 농정과 김익준 계장은 “충주사과는 맛이 달고 오래 보관할 수 있어 ‘명품사과’로 꼽힌다”며 “청계천 사과나무는 내년부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식재행사에는 가수 이용 씨가 참석해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 보자/ 그 길에서 꿈을 꾸며 걸어가리라’라는 가사의 노래 ‘서울’의 첫 부분을 ‘청계천에 충주사과를 심어보자’로 가사를 바꿔 부를 예정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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