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계천변 주변 400m 구간에 4, 5년생 사과나무가 심어진다. 이에 따라 내년 봄과 가을부터 각각 사과나무 꽃과 열매를 서울 거리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와 충북 충주시는 8일 청계천변 고산자교∼신답철교 400m 구간에 일반인에게 ‘후지사과’로 알려진 ‘동북7호’와 홍옥 품종의 충주산 사과나무 120그루를 심는 식수행사를 갖는다고 4일 밝혔다. 이미 이 나무들은 구덩이에 뿌리가 묻혀 가식재된 상태다.
서울에서 사과나무를 가로수로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 전국에서는 충주시 달천로변 충주사과나무길에 이어 두 번째다.
일반적으로 은행나무를 제외한 과실수들은 관리하기가 까다로워 가로수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서울의 경우 성북구 감나무길과 관악구 낙성대길에는 감나무가, 강동구 신명초교∼생태공원 성내길에는 모과나무가 심어져 있는 정도다.
조경진(趙耕眞·조경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서울의 가로수는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 등 몇몇 나무 위주로 심어져 천편일률적”이라며 “청계천에 사과나무를 심어 장소에 특색을 더하는 것이 좋은 도시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과나무는 4월 말∼5월 초에 꽃이 피며 1cm 크기의 분홍색 꽃이 꽃봉오리 하나에 5, 6개씩 피어 나무 가득 피는 모습이 아름답다. 사과향도 좋다. 열매는 10∼11월에 열리며 다 자란 나무에서는 사과를 4, 5상자 수확할 수 있다.
그러나 사과나무가 병충해에 약해 관리가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 사과나무를 무상 기증한 충주시는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약 2년간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과수연구과 직원을 수시로 서울에 파견해 재배와 관리기술을 전수하기로 했다.
충주시 농정과 김익준 계장은 “충주사과는 맛이 달고 오래 보관할 수 있어 ‘명품사과’로 꼽힌다”며 “청계천 사과나무는 내년부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8일 식재행사에는 가수 이용 씨가 참석해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 보자/ 그 길에서 꿈을 꾸며 걸어가리라’라는 가사의 노래 ‘서울’의 첫 부분을 ‘청계천에 충주사과를 심어보자’로 가사를 바꿔 부를 예정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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