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학생은 없어… 스승이 바로 서면 제자도 바로 선다”

  • 입력 2005년 3월 11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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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고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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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학생’은 없습니다. 스승이 바로 서면 제자도 바로 서게 마련이죠. 가정과 학교에서 정말 애정을 갖고 가르치면 학생들은 반드시 따라 옵니다.”

최근 책 ‘나는 평생 아버지 흉내만 낸다’(고려원북스)를 펴낸 조정근(趙正勤·71·사진) 원광학원 이사장은 내신성적 조작이나 학교폭력 등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선생님들이라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전북 익산시 원광중·고교에서 9년 동안 평교사로, 8년간 서울 휘경여중 교장으로 학생들을 가르친 데 이어 대안학교인 영산성지고의 초대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풍부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 이사장의 ‘참 스승론’은 설득력이 있다.

원불교의 성직자(종사·宗師)이기도 한 그는 교장시절 학생 탓을 하기에 앞서 선생님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했다. 그는 선생님들과 토론을 거쳐 ‘스승이 바로 서면 제자도 바로 선다’를 교직원 신조로 정하고 실천토록 했다.

조 이사장은 교사의 구체적 실천과제로 ‘모든 학생을 인격적으로 마음에 수용한다’ ‘배우고 익히길 쉬지 않아 언제나 싱싱한 수업을 한다’ ‘문제 가정과 학교가 있을 뿐이라는 생각으로 학생지도에 임한다’ 등을 제시했다.

그는 교장시절, 학생들이 껄끄러워하는 규율부를 없애는 대신 교문 앞에 평균대 10여 개를 세워놓고 학생들이 등교할 때마다 반드시 이를 통과하도록 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균형을 잡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일이었다.

조 이사장은 “학생들을 ‘시험 보는 기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아이들은 빈 도화지와 같아서 스스로 자기의 색깔을 칠해 갈 수 있도록 선생님이 이끌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차수 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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