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하회탈 투박함에 푹 빠져보세”

  • 입력 2005년 3월 4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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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별신굿탈놀이가 우리 땅에서 영원히 이어졌으면 합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회원 30여명은 6일 시작되는 올해 상설공연을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그동안 2000여회나 공연을 하며 수많은 관객들을 만났지만 매년 이맘때에는 어린이들처럼 마음이 설렌다.

중단됐던 하회탈놀이의 전통을 되살려 1997년 3월 첫 공연을 한 지 올해로 9년째.

그동안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 입구의 전수관 공연장에서 접한 관객은 70 여만 명에 이른다.

6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올해 첫 공연에는 하회탈놀이 뿐 아니라 예천지역의 무언극 ‘청단놀음’과 안동의 판굿, 가야금 산조 등이 곁들여진다.

특히 올해는 4∼5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하회탈놀이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존회원들은 중요무형문화재 69호인 하회별신굿탈놀이가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 온 비결을 ‘어수룩한 소박함’으로 꼽는다.

보존회원들은 “어딘가 바보스러우면서도 투박한 맛이 바로 하회탈놀이의 매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동대 민속학과 1학년 때 동아리 활동으로 하회탈춤을 만났다가 28년 째 부네(첩) 역을 맡고 있는 손상락(孫相洛·47·안동민속박물관 학예사) 씨는 “하회탈놀이와 청춘을 함께 해 만감이 교차한다”며 “관객을 생각하며 공연준비를 할 때면 ‘이제 봄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의 장승조각 전문가인 김종흥(金鍾興·51) 씨도 빼놓을 수 없는 멤버.

12년째 중(스님) 역할을 하는 김 씨는 “외국인 관광객이 갈수록 늘어나 하회탈놀이가 국적을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외에 2500여개의 장승을 보급하고, 미국 일본 대만 등 6개국에 장승공원을 조성한 그는 지난해 농림부로부터 전통문화 지킴이로 뽑혀 ‘도농(都農) 교류상’을 받기도 했다.

보존회는 올해 상설공연 120여회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 등 해외공연 80여회를 열 예정이다.

상설공연은 3, 4, 11월은 주 1회(일요일 오후 3시), 5∼10월은 주 2회(토, 일요일 오후 3시) 무료로 열린다.

류동철(柳東哲·55) 보존회장은 “국민의 사랑을 받아 하회탈놀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른 전통문화를 활성화시키는데도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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