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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2월 23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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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 최근 한 예비역 병장이 보낸 편지가 배달됐다.
이 편지는 15일 병장으로 제대한 서정호(徐珽鎬·25) 씨가 2년 동안 자신을 보살펴 준 선임부사관 전용수(田龍洙·47) 원사에게 보낸 것.
서 씨는 편지에서 “제 투정을 다 받아 주셨던 원사님은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고 깍듯이 존경심을 표시했다.
유난히 내성적이고 예민했던 서 씨와 전 원사의 인연은 2002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 씨는 이 부대로 전입해 온 뒤 낯선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편지에서 인생의 벼랑 끝에 섰던 당시 심정을 이렇게 적었다.
“지금에야 말씀드리지만, 정말 이등병 때는 자살까지 하려 했는데…. 원사님 덕분에 살아난 것 같습니다. 참으로 많이 참아 주시고…그렇지 않았더라면….”
전 원사는 당시 서 이병이 어려움에 빠진 것을 알고 각별한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우선 그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전문 군의관에게 보내 상담치료를 주선했다. 또 인천에 사는 그의 부모와 틈틈이 전화를 주고받으면서 상담하고 주변의 장병들에게도 그를 동생처럼 보살펴 줄 것을 당부했다.
결국 그는 주변의 도움으로 수개월 만에 우울증을 말끔히 털어내고 정상적으로 병영생활을 할 수 있었다.
광주=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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