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만들면 ‘과자도 대박’… HBM칩스 두달 만에 35만개 팔려[재계팀의 비즈워치]

  • 동아일보

‘허니-바나나-맛’ 약자 HBM
반도체 모양 따 사각형으로

“실제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도 과자 물량만큼 확보해 주세요.”

SK하이닉스가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지난해 11월 말 출시한 과자 ‘허니바나나맛 HBM칩스’를 두고 SK하이닉스 고객사가 미팅 중에 건넨 농담이라고 합니다. HBM칩은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자사 첨단 HBM 반도체를 본떠 만든 사각형 과자입니다. HBM 반도체의 약자와는 달리 ‘허니(Honey) 바나나(Banana) 맛(Mat) 과자(Chips)’의 약자라고 하네요. 가격은 2000원.

1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HBM칩스는 출시 8주 만인 지난달 말까지 판매량 35만 개를 넘겼습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1월 26일 출시해 9일 만에 첫 물량 10만 개가 모두 팔렸으며, 이후 3주(21일) 만에 2차 물량 10만 개도 완판됐습니다. 유통업계에선 일반적으로 출시 후 4주 안에 10만∼15만 개가 팔리면 ‘흥행 상품’으로 보는데, 이 기준을 훌쩍 넘은 것이죠.

업계에선 이 과자의 인기가 HBM 수요 증가를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SK하이닉스의 올해분 HBM 생산량은 이미 완판됐습니다. 내년까지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이런 상황이라 ‘HBM이 붙으니 과자까지 대박 난다’는 말이 나옵니다.

이 과자는 SK하이닉스가 세븐일레븐에 먼저 제안해 만들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반도체 기술을 사람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방법을 찾다 이뤄진 협업이라고 하네요. 포장지는 SK하이닉스 반도체를 인간화해 만든 캐릭터와 칩 패턴으로 디자인했습니다. HBM칩스 기획에 참여한 박선경 세븐일레븐 스낵팀 MD(상품기획자)는 “주변에서 실제 반도체 칩과 과자 크기가 얼마나 다르냐 등의 질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자 출시 이후 SK하이닉스 내부 반응도 뜨거웠다네요. HBM 관련 임원 중 한 명은 이 과자를 보고 “AI로 만든 합성 사진 아니냐”며 흥미로워했다고 합니다. SK하이닉스 이천 사무실에서 약 500m 떨어진 세븐일레븐 이천SK점에는 제품 출시 직후 직원들이 몰려가 HBM칩스를 박스째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 과자를 회사 홍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객사 미팅이 잡히면 HBM칩스를 가져가 ‘드셔 보시라’며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해외 전시에 참여했던 한 SK하이닉스 직원은 “고객사에서 부스로 찾아와 ‘오늘은 HBM칩스를 받을 수 있느냐’고 먼저 물어보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HBM이라는 첨단 반도체 기술이 과자를 통해 우리 일상으로 스며 들어온 사례입니다. 낯설기만 했던 기술이 조금이나마 친숙해진 것 같습니다.

#SK하이닉스#HBM칩스#세븐일레븐#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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