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표 영남공략 시동?…부산 방문해 차별성 부각

  • 입력 2005년 2월 23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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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23일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했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초 대구도 들러 영남권 내 지지 기반을 두루 다질 계획이었지만, 이날 신행정수도특위 협상안에 대한 당론 도출이 진통을 겪자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행은 취소했다.

당 안팎에서 리더십이 위기에 몰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박 대표는 이번 부산 방문을 통해 대중적 인기를 재확인하고, 당에 비전을 제시하며 심기일전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지역을 중심으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소폭 상승하고 있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 지역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도 부산 행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박 대표는 이날 저녁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대 경영대학원 특강에서 각종 현안에 이전보다 덜 보수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정치적 유연성을 보여주려 애썼다. 그는 여권을 ‘이념 과잉 세력’으로 규정하며 한나라당은 실용주의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체제를 수호하는 문제는 이념 논쟁의 차원을 넘어선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념과 분리해서 철저히 지켜나가겠다”고 밝혀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 등에서 여권에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나라당은 더 가난해지고 더 가혹하게 자신을 다스릴 것”이라며 “지금 여당에서 지난해 개정했던 정치자금법을 다시 과거로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는데 한나라당은 그런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여당과의 차별성 부각에 주력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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