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학순위 공개 확대해야 한다

  • 입력 2005년 2월 21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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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문평가를 주도해 온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올해부터 대학별 순위를 매겨 공개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대교협의 학문평가는 그동안 ‘있으나 마나’한 요식절차에 머물러 왔다. 대학별 순위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상당수 대학에 ‘우수’ 판정을 내렸던 반면 ‘미흡’으로 판정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이처럼 대학평가 시스템이 부실한 것은 4년제 대학만 200개나 되고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인 국가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지식사회를 맞아 대학경쟁력이 곧 국력인 시대에 살고 있다. 물론 대학 평가가 쉬운 일은 아니다. 공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되어 대학구성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렇다고 ‘우수’ 대학을 남발하는 ‘거품 평가’를 하거나, 서열화를 구실로 대학 스스로 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대안(代案)이 될 수 없다.

이번에 발표된 대학 순위는 기계공학, 생명공학, 신문방송학 등 3개 전공에 불과하고 상위 10위까지만 공개를 했지만 이른바 명문대가 아닌 대학이 여럿 포함되어 눈길을 끈다. 바꿔 말하면 모든 대학에 노력과 투자에 따라 상위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대학 순위 공개는 기존의 명성 있는 대학을 자만하지 않게 하고 다른 대학들에는 큰 자극제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순위 발표에도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상위 10위까지만 발표할 게 아니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번 평가에서도 상당수 대학에 ‘우수’ 타이틀을 붙여 줬으며 ‘미흡’ 대학은 3개 전공을 통틀어 2개 대학에 그쳤다. 좀 더 엄정한 평가가 요구된다. 대학들이 회비를 거둬 운영하는 대교협이 평가주체로서 한계가 있다면 별도의 독립적인 기구에 맡기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대학에 실력 위주의 풍토를 정착시키려면 대학별 순위 공개는 피할 수 없다. 교육당국은 상위 대학에 과감한 재정지원을 해 교육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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