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슈 추적/영종-용유 포장마차 특화거리 계획

  • 입력 2005년 2월 16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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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철거하겠다고 할때는 언제고 이제는 오히려 포장마차 거리를 만들겠다고 나서니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정책을 누가 신뢰하겠습니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중구 영종도와 용유도 일대에 들어선 불법 포장마차를 강제 철거한다는 방침을 바꿔 ‘포장마차 특화거리’를 조성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포장마차 특화거리가 조성될 경우 환경이 훼손되고 교통체증이 우려된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포장마차 특화거리=인천경제청은 최근 현실적으로 포장마차를 강제로 철거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용유도 거잠포 일대 국유지 1200평에 65개의 포장마차가 입주하는 특화거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철거대상 포장마차 업주 가운데 이 지역 원주민으로 파악된 25명에게 우선 입주혜택을 주고, 나머지 40개는 입찰을 통해 임대할 방침이다.

특화거리에 입주하지 못한 나머지 포장마차는 모두 철거할 계획이지만 경찰이 공권력 투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철거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밖에 인천국제공항공사도 거잠포 인근 덕교 물량장 4000평의 부지에 포장마차촌을 만들어 이 지역 주민들에게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장마차 실태=2000년 11월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연륙교가 개통된 뒤 관광객이 몰리면서 포장마차가 생기기 시작해 현재 160여 개가 영업 중이다.

특히 영종도와 용유도 주변 섬에서 TV 드라마와 영화 등이 촬영되면서 관광객이 급증하자 주말이면 30여 개가 넘는 이동식 포장마차가 가세하고 있다.

단속에도 불구하고 포장마차 영업이 계속되자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0월 2억여 원을 들여 포장마차 159개를 철거하기 위한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까지 강제 철거할 계획이었으나 업주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면서 해를 넘기고 말았다.

▽주민 불만=영종도와 용의도 주민들은 “불법 포장마차를 모두 철거하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업주들의 반발을 이유로 특화거리를 만들겠다는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며 특화거리 조성계획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주말이면 영종도 주변 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몰고 온 차량으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으나 도로 확장 등 대책은 검토하지 않은채 포장마차를 양성화하면 혼잡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주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도 특화거리에서 발생하는 오폐수가 갯벌 등 해변을 오염시킬 것이며 경제자유구역 이미지에도 포장마차 특화거리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용유도 해변 등이 휴양 관광지로 조성되기 때문에 관광객을 위한 음식점 등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경제자유구역에 포장마차 특화거리가 들어선다고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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