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산업이 새로운 젖줄”

  • 입력 2005년 2월 4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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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제주시 제주종합경기장. 한파가 수그러진 가운데 초중고교와 실업팀 선수들이 트랙을 돌며 몸을 풀었다.

이들은 겨울 추위를 피해 제주로 전지훈련을 내려온 선수들. 육상을 비롯해 축구, 레슬링, 테니스 등 종목이 다양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팀을 이끌고 제주에 내려온 황영조 감독은 “5년 전부터 기온이 따뜻한 제주에서 매년 겨울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며 “체육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기초체력을 다지고 실전 훈련을 하는데 제주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황 감독이 이끄는 마라톤 팀은 제주종합경기장, 한라수목원, 성산포주변 도로 등에서 다양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초중고교 축구팀들이 모여 전지훈련리그전을 펼쳐 기량을 점검하기도 한다.

상지대 축구코치 송상호 씨(33)는 “전지훈련 온 축구팀과 교류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얻고 있다”며 “비용이 그다지 비싸지 않고 먹거리도 풍부해 지내는데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전지훈련 선수들이 몰리면서 호텔 등 숙소를 비롯해 식당, 목욕업소, 세탁업소, PC방 등이 반짝 특수를 보고 있다.

이처럼 스포츠와 관광을 접목한 ‘스포츠산업’이 제자리를 잡아가면서 제주관광을 이끄는 중심축의 하나로 부상했다.

올해 제주에서 개최되는 스포츠대회는 국제대회 26건, 전국대회 49건 등 모두 75건으로 참가 인원은 선수와 임원, 가족 등 32만 명.

전지훈련 4만 명, 골프 관광객 60만 명을 합하면 스포츠 관광객은 모두 1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올해 제주도가 목표로 선정한 관광객 510만 명의 19.6%에 달하는 수준.

지난해에는 74건의 국제 및 전국 스포츠대회와 전지훈련 등으로 88만 명의 스포츠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했다.

관광 비수기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2001년부터 스포츠 관광객 유치에 정성을 쏟은 덕분이다. 2000년 23건에 불과했던 스포츠대회가 2001년 38건, 2003년 61건 등으로 늘었다.

제주도는 스포츠인프라 구축을 위해 올해 잔디구장 조성과 실내체육관 리모델링 등 25개 사업에 160억원을 투자한다.

제주도 양광호(梁光浩) 스포츠산업과장은 “대회 참가자에게 항공료와 숙박료 등을 할인해 주고 있다”며 “생활체육 동호회와 경기장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스포츠 메카’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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