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日관광객 돈쓸 곳 별로 없다

  • 입력 2005년 2월 2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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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장기침체 상태인 부산지역 경제에 ‘효자노릇’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일본인은 24만5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21.2%나 늘었다. 한일 국제여객선을 이용한 일본인도 45만4000여명으로 2003년보다 35% 증가해 사상 최대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한 것은 일본의 경기회복과 ‘한류(韓流) 열풍’ 등의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지만 부산지역 관광산업은 별다른 실익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 돈을 쓰며 즐길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S여행사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싼 맛에 부산에 오기는 했지만 이국적인 풍취를 느낄 수 있는 볼거리가 그리 많지 않고 일본인이 먹을 만한 음식과 쇼핑거리가 없어 좀처럼 주머니를 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부산은 해운대를 비롯해 태종대, 자갈치시장, 국제영화제거리, 패션몰 등 잘만 가꾸면 손색이 없는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그동안 이를 연계해 관광 상품화하거나 국제적인 수준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이 별로 없었다.

한주여행사 하봉모 소장은 “부산은 멋진 관광자원이 있지만 외국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게 개발되지 못하고 수 십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일본인들을 위한 상세한 관광안내도와 표지판 등 소프트웨어라도 갖춰나가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관광업계는 별다른 관광자원이 없어도 가능했던 매춘관광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이제는 부산시가 기존 관광인프라를 바탕으로 이국적인 놀이문화와 쇼핑공간 개발 등 체질개선에 나서 외국 관광객들이 주머니를 풀어놓을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는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 정상회담이 열리는 해다. 발 빠르게 준비한다면 부산이 한국의 ‘홍콩’으로 도약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도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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