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의대 ‘학위장사’…700만원~2000만원이면 석-박사 취득

  • 입력 2005년 1월 28일 01시 48분


일부 의사들이 돈을 주고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북 전주지검은 일부 개업 의사와 한의사들이 대학원 수업이나 실험에 참석하지 않고 논문도 쓰지 않은 채 돈을 걷어 실습비와 논문 대행비 등으로 내고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혐의가 있어 수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의대와 한의대가 있는 전북대와 원광대, 우석대, 서남대 등에 최근 몇 년 동안의 의학 석박사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대학원에 등록만 해 놓고 1인당 700만∼2000만 원의 돈을 걷어 주면 지도교수나 기초의학 전공 대학원생들이 대신 논문을 써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일부 의사와 교수들의 통장계좌를 추적하고 있으며,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모두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이 같은 거래가 전국의 상당수 의과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큰 파문이 예상된다.

전주의 한 개업의는 “개업 의사들이 병원 문을 닫은 채 수업에 참석할 수 없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돈을 내고 학위를 취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거래되는 액수만 다를 뿐 전국의 상당수 의과대가 거의 비슷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의사는 “일부 의사들은 박사학위 수업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2000만 원가량을 학과 대표에게 입금하고, 이 돈을 학급의 실험실습비 및 논문 대행비 등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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