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 해외유출 작년 26건 적발…피해 예상액 32조원 달해

  • 입력 2005년 1월 10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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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컬러필터를 생산하는 국내 A 기업 핵심연구원 2명은 이 회사의 핵심 제조기술을 빼내 대만 회사에 넘기려다 지난해 12월 검찰에 구속됐다.

대만에 있는 회사로부터 고액 연봉을 받고 옮기는 조건으로 제조기술을 빼내려다 덜미를 잡힌 것.

이에 앞선 지난해 11월에는 반도체 장비회사인 B 사의 한 임원이 반도체 측정기계 관련 설계도를 통째로 유출하려다 적발됐다.

국내 핵심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는 산업스파이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10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핵심기술 해외유출 적발 건수는 26건으로 기술이 해외로 넘어갔을 경우 예상되는 피해액이 32조9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적발된 전체 건수 가운데 작년 9월부터 연말까지 4개월 동안 적발된 건수가 15건에 이른다.

핵심 기술 유출은 대부분 전직이나 현직 직원 등 내부자들에 의한 것으로 중국 등 경쟁 관계에 있는 외국 기업들의 매수에 넘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빼내려고 한 기술은 휴대전화 및 액정표시장치(LCD)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모니터 등 한국의 차세대를 선도할 핵심 기술이 대부분이다.

산자부는 “첨단기술이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주요 무기가 되면서 최근 산업스파이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산업스파이에 대한 처벌 수준과 범위를 강화한 첨단산업기술유출방지법을 다음 달 임시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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