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건보 노조 ‘장애 비하’ 개탄스럽다

  • 입력 2005년 1월 9일 18시 22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한 노조원이 이성재 이사장을 ‘몸이 불편하면 정신이라도 장애인 되지 말아야 할 인간’, ‘황구(黃狗)보다 못한 이사장’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이 이사장이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하다는 점을 조롱의 소재로 삼은 것이다. 건전한 상식이 있다면 사석에서도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이다. 그런데도 이런 글이 버젓이 인터넷에 오르고 있으니 우리 사회 일각의 폭력적이고 반(反)인륜적인 언어문화가 얼마나 더 막나갈지 걱정스럽다.

건보공단 노조의 한 지부장은 ‘이사장에게 드리는 글’에서 “노조는 당신들처럼 뼈다귀 하나에 꼬리를 흔들며 헥헥대는 강아지××가 아니다”고 공격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노조는 개나 강아지로부터 월급을 받고 근로조건을 협상하고 있다는 말인가.

이번 사태의 발단은 1999년과 2000년 파업에 가담했다가 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는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라고 한다. 노조는 이 이사장이 ‘해고근로자를 전원 복직 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하지만, 공단 측은 ‘결격사유가 없는 근로자에 한정된 약속’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견은 객관적인 자료로 사실관계를 따지고 현행법과 규정에 맞는 범위 안에서 해결하면 될 일이다. 인신공격은 문제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지금은 건보공단 노사가 소모적인 일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건보공단의 조직이 방만하고 운영이 비효율적이어서 국민의 피땀 어린 돈이 낭비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노사가 한마음 한뜻이 돼 생산성을 높이고 서비스를 개선하지 않으면 국민의 뜻에 따른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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