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주민들 환경문제 2題

  • 입력 2004년 11월 25일 2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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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수질조작 “분노”▼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 구영 주민 700여명은 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수돗물 수질검사 조작과 관련해 울산시와 국가를 상대로 25일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서울 중앙지법에 제기한 소장에서 “울산시는 범서정수장의 시설 설치·관리자로 소화기 계통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보론(B) 등의 기준치 초과 사실을 조작, 은폐했고 국가는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며 “정신적 피해 등을 입은 원고에게 1인당 200만원씩 총 15억2000여만원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상·구영지역 수돗물 소송인단 권오태 공동대표(37)는 “자치단체와 국가가 앞으로 믿을 수 있는 수돗물 공급대책을 세워주기 바라는 뜻에서 소송을 냈다”며 “소송 참여를 희망하는 주민들이 많아 추가로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 4월 수질검사에서 범서정수장의 정수한 물에서 보론이 기준치(0.3ppm)를 초과한 0.36ppm으로 나타나자 약 3km 떨어진 천상정수장의 정수한 물을 채수해 검사한 뒤 이 수치(0.15ppm)를 환경부에 보고하고는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계속 공급했다.

또 2001년 6월과 2002년 3월에도 범서정수장의 정수한 물에서 보론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자 0.18ppm으로 수치를 조작해 보고한 사실이 내부 직원의 고발과 자체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시는 상수도사업본부장 등 직원 11명을 중징계했으며 범서정수장은 2003년 5월 폐쇄했다.

▼친환경 하수처리 “감사”▼

하수처리장 인근 주민들이 “하수처리장을 친환경적으로 건립해줘 고맙다”며 자치단체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장운선(張運善·59) 이장은 24일 열린 언양수질개선사업소 준공식에서 그동안 혐오시설로 인식된 하수처리장을 과학적이고 친환경적으로 건립한 울산시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박맹우(朴孟雨) 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장 이장은 “수질개선사업소를 친환경적인 시설로 건설해 태화강에 연어가 돌아올 정도로 수질을 개선시켜준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주민 회의를 거쳐 시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언양수질개선사업소는 시가 언양읍 일대의 생활하수와 공장폐수 등을 정화 처리하기 위해 2001년 3월부터 728억원의 사업비로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일원 2만2000여평에 착공한 것으로 하루 처리용량은 6만t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4개 마을 한 가운데에 하수처리장이 건설될 당시 “악취와 함께 재산 피해가 우려된다”며 울산 시에 몰려가 공사중단을 요구했었다.

시는 이에 대해 주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기존의 ‘하수처리장’이라는 이름 대신 ‘수질개선사업소’로 바꾼 뒤 하수 처리공정 전체를 밀폐시키고 악취제거시설을 설치했다.

또 대장균을 처리할 수 있는 ‘UV소독조’를 설치하고 질소 인 등을 완전 처리할 수 있는 고도처리시설을 갖춰 방류수의 수질을 환경기준치를 크게 밑돌도록 했다.

이와 함께 사업소에 조경수를 심어 공원화하고 축구장과 족구장 배드민턴장 농구장 등 각종 체육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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