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冬鬪’에 빼앗긴 주말도심… 연이틀 노동자 시위

  • 입력 2004년 11월 14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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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주최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열린 ‘2004 전국 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법안 철폐와 한일자유무역협정 협상 중단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왼쪽).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전국민중연대 주최로 열린 ‘전국민중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플라스틱 화분과 쓰레기를 태우고 경찰에 던지기 위해 광장에 깔린 돌을 깨뜨리는 바람에 잔디밭 곳곳이 불에 타 검게 그을리는 등 서울광장 곳곳이 심하게 훼손됐다.전영한기자·원대연기자
민주노총 주최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열린 ‘2004 전국 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법안 철폐와 한일자유무역협정 협상 중단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왼쪽).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전국민중연대 주최로 열린 ‘전국민중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플라스틱 화분과 쓰레기를 태우고 경찰에 던지기 위해 광장에 깔린 돌을 깨뜨리는 바람에 잔디밭 곳곳이 불에 타 검게 그을리는 등 서울광장 곳곳이 심하게 훼손됐다.전영한기자·원대연기자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대규모 시위가 서울 도심 곳곳에서 벌어졌다.

민주노총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2만5000여명(경찰 추산)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2004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에서 △비정규직 법안 철폐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 △공무원 노동3권 보장 △이라크 파병 연장안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했다.

세종로사거리에서 종로3가까지 도로를 가득 메운 채 진행된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민주노총 조합원과 함께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 1000여명(경찰 추산)도 참가했다.

경찰은 집회장 주변에 80개 중대, 90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교통을 통제했으며 집회가 열린 종로와 세종로사거리 주변은 이날 밤늦게까지 극심한 혼잡과 교통정체가 빚어졌다.

이수호(李秀浩)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13일 밤 동국대에서 열린 비상투쟁본부대표자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2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비정규직 개악 법안의 강행은 파국을 부를 것이며 정부의 일방적인 고용 유연화 정책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공무원노조의 투쟁은 정당하며 정부의 지나친 강경책이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3일 오후에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전국민중연대 주최로 ‘전국민중대회’가 열려 시위대와 경찰이 1시간여 동안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대회 참석자 20여명과 경찰 10여명이 부상했다.

이날 집회에는 농민과 노동자 1만3000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해 쌀 개방 반대, 실업 해소, 공무원 노조탄압 중단 등을 주장했다.

특히 청와대로 행진하려던 일부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서울광장 곳곳에서 플라스틱 화분과 쓰레기 등을 태우고 빈병 등을 던졌다. 또 잔디광장 주변에 깔린 돌을 깨뜨려 투석용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잔디광장이 심하게 훼손됐다.

서울시 조사 결과 이날 시위로 광장 둘레의 원형 화분 25개가 파손되고 잔디 30여평이 불에 타는 등 1640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전국철도노동조합도 철도청의 철도공사로의 전환을 앞두고 진행 중인 노사간 특별단체교섭이 난항을 겪음에 따라 총파업을 포함한 노동쟁의를 결의했다고 14일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은 18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등에서 정하기로 했다.

철도노조는 내년 철도공사 출범을 앞두고 철도공사의 공공성 확보와 동종업종 수준의 노동조건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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