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7월 장 회장의 회사를 그만둔 뒤 한 공사(公社)에 파견 나간 용역업체 운전사로 일해 왔으나 주식투자 등으로 1억여원의 빚을 진 데다 부인이 임신하자 올해 8월 초 범행을 계획했다.
김씨는 이후 홍씨와 함께 9월 말부터 인터넷 모 사이트 카페 ‘한탕’ 등에 글을 올려 공범을 모집했다. 이들은 필요한 인원이 모이자 지난달 15일부터 일부는 서울 서초구 반포골에 있는 6평 규모의 원룸을 한 달간 계약한 뒤 숙식을 함께하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공범과 함께 장 회장 일가가 납치됐던 경기 양평의 등산로 일대를 3, 4회 사전답사하며 범행 시나리오를 짰다”면서 “장 회장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볼까봐 나는 사건 당일엔 회사로 출근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지금까지 밝힌 공범은 1t 화물탑차 등 사건에 이용된 차량의 구입에 나선 홍씨와 인터넷을 통해 만난 배모씨(25) 2명이지만, 경찰은 최소 3명 이상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신원을 파악 중이다.
이번 김씨의 검거는 인터넷을 통해 김씨와 접촉했던 이모씨(28) 등이 언론 보도를 본 뒤 경찰에 제보한 것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한편 경찰은 범행에 이용됐던 1t 화물탑차를 11일 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근에서 발견하고 차에 남은 지문을 감식 중이다.
경찰은 13일경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인질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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