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회장 납치 혐의 前운전사 범행 자백 “인터넷에서 공범 모집”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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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차량 수색중소기업체 장모 회장 일가 납치에 사용됐던 화물탑차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주택가 골목에서 발견됐다. 경찰 감식반 요원들이 차량에서 증거물을 수거하고 있다. 권주훈기자
범행차량 수색
중소기업체 장모 회장 일가 납치에 사용됐던 화물탑차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주택가 골목에서 발견됐다. 경찰 감식반 요원들이 차량에서 증거물을 수거하고 있다. 권주훈기자
중소기업체 장모 회장(77) 일가 납치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2일 오전 이 사건을 계획하고 주도한 혐의로 장 회장의 전 운전사 김모씨(30·용역업체 직원)를 긴급체포하고 김씨의 고등학교 동창인 홍모씨(30) 등 공범들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7월 장 회장의 회사를 그만둔 뒤 한 공사(公社)에 파견 나간 용역업체 운전사로 일해 왔으나 주식투자 등으로 1억여원의 빚을 진 데다 부인이 임신하자 올해 8월 초 범행을 계획했다.

김씨는 이후 홍씨와 함께 9월 말부터 인터넷 모 사이트 카페 ‘한탕’ 등에 글을 올려 공범을 모집했다. 이들은 필요한 인원이 모이자 지난달 15일부터 일부는 서울 서초구 반포골에 있는 6평 규모의 원룸을 한 달간 계약한 뒤 숙식을 함께하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공범과 함께 장 회장 일가가 납치됐던 경기 양평의 등산로 일대를 3, 4회 사전답사하며 범행 시나리오를 짰다”면서 “장 회장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볼까봐 나는 사건 당일엔 회사로 출근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지금까지 밝힌 공범은 1t 화물탑차 등 사건에 이용된 차량의 구입에 나선 홍씨와 인터넷을 통해 만난 배모씨(25) 2명이지만, 경찰은 최소 3명 이상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신원을 파악 중이다.

이번 김씨의 검거는 인터넷을 통해 김씨와 접촉했던 이모씨(28) 등이 언론 보도를 본 뒤 경찰에 제보한 것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한편 경찰은 범행에 이용됐던 1t 화물탑차를 11일 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근에서 발견하고 차에 남은 지문을 감식 중이다.

경찰은 13일경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인질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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