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이번엔 ‘변칙 본고사’ 공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심층면접과 논술에서 본고사 수준의 어려운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며 대학들이 심층면접 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2008학년도 입시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전교조는 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이화여대의 올 1학기 수시모집의 논술 구술면접 문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 대학 외에도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등도 논술고사를 실시했다.

전교조는 “이들 대학이 정상적인 고교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풀기 어려운 수준의 문제를 출제해 사실상 본고사를 시행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는 한 합격하기 어렵게 만든 만큼 교육부는 강력한 처벌 조항을 신설하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이어 “대학의 학생 선발권을 강화한 2008학년도 이후 입시안이 시행될 경우 각 대학은 편법으로 고교등급제나 본고사를 시행할 것이 뻔하다”며 “정부는 새 입시안을 재검토해 수능시험을 폐지하거나 자격고사화하는 한편 내신 성적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학들은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전형 방법을 개발한 것일 뿐”이라며 일제히 반박했다.

이화여대 박동숙 입학처장은 “영어, 국문 지문 등은 고교 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들은 풀 수 있으며 지문의 해석보다는 맥락을 이해하고 저자의 주장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하는 등 논리력과 사고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평가마저도 본고사라고 몰아붙이면 대학이 어떤 식으로 심층면접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