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VS 非강남 '인터넷 大戰'

  • 입력 2004년 10월 12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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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지역 고교 학생들에게 대학입시에서 혜택을 주는 ‘고교등급제’ 시행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한강을 기준으로 ‘인터넷 남북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강북을 포함한 非강남지역 네티즌들은 “돈이 아닌 실력으로 대학을 가고 싶다. 강남사람이 아니면 대학도 못가는 것이냐”며 각종 사이트에 비난 글을 올리고 있다.

반면 강남지역 네티즌들은 “대학에서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자유가 있다. 실력차가 나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라고 반박하면서 지역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살기 싫은 고3’이라는 한 네티즌은 “대학이 ‘지역간 수준차이’가 난다고 하는데, 강남은 ‘엘리트 도시’고 나머지는 ‘바보들의 도시’란 말이냐”면서 “우리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니 공평하게 대우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난 달라’는 댓글을 통해 “강남과 非강남, 기회는 평등하지만 실력은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누가 더 열심히 하는지 우리는 서로 잘 알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아도니스’는 “소수의 값비싼 인권만 존중하고 다수의 값싼 인권은 무시하는 이 나라를 더 이상 ‘우리나라’라 부르고 싶지 않다. 차라리 ‘강남민국’을 따로 만들라”고 분개했다.

하지만 ‘힝재’는 “강남북 학력차? 강남 非강남 학교 다 다녀본 나는 차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중1때 반에서 5등하다 강남으로 전학해 38등 했고, 성적 나쁘던 고등학교가 강남으로 통째로 이사한 뒤 성적이 앞에서 3번째로 바뀌었다”고 댓글로 반박했다.

‘강북이’도 “‘당신네 아이들이랑, 우리아이들은 다르다’는 강남아줌마의 말을 듣고 극단적인 감정까지 느꼈다”면서 “우리는 부모를 원망해야 하는 것이냐. 분노가 너무 커 솔직히 자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감’은 “현실적으로 공부하는 양이나 질이 다르고 교육에 대한 투자도 다르니 실력차는 당연할 수 밖에 없다”면서 “차라리 정부가 대학의 학생 선발에 간여하지 말고 완전한 자유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솔직하자’는 “우리나라 전체 고교를 하향 평준화시키자는 것인가. 강남에 점수 더 준다고 탓하기 전에 다른 지역도 평균 점수를 더 올리면 차등은 자연히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고, ‘한마디’는 “돈으로 고액과외해서 올린 점수가 그렇게 자랑스러운가. 과외 못하는 사람 입장도 한번 생각해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강남 대 非강남으로 나뉘어져 언론과 포털사이트,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서 한쪽이 글을 올리면 다른 쪽에서 험악한 반박글로 공격하는 등 심각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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