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0년 뒤 한국 位相 교육에 달렸다

  • 입력 2004년 10월 1일 18시 17분


경제 규모로 본 세계 속의 한국은 작지만 강한 강소국(强小國)의 면모를 보인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1위이고 교역 규모는 12위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 꼴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 50위에 국제경쟁력, 삶의 질, 투명성·부패지수는 중하위에 불과하다.

D램 등 몇몇 ‘효자 수출품’ 덕분에 덩치는 커졌으나 머리와 가슴이 빈약한 비만아 같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인구 1000명당 연구개발인력 20위, 1만명당 발표논문 수 29위의 빈약한 성적이 이를 말해 준다. 중국과의 핵심 기술 격차가 2.1년으로 좁혀진 상황에서 2년 후, 또는 10년 후 한국은 어떻게 글로벌 경제시대를 살아갈 것인가.

해답은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세계인과 경쟁해야 하는 지식정보시대엔 그 나라의 휴먼캐피털이 경제를 좌우한다. 국토 면적 109위의 작은 나라에서 경제 성장과 국가 발전을 이끌 원동력은 우수 인재밖에 없다.

그러나 GDP 대비 민간부문 교육비 지출 세계 3위의 교육열을 지녔음에도 교육의 질과 효과는 실망스럽다. 이공계 졸업생 비율이 세계 1위지만 과학기술 논문 수는 14위에 토플점수는 하위권이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기에 이 지경인지 정부와 교육계는 반성해야 한다.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도록 교육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고는 국민소득 1만달러의 수렁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모든 분야가 세계 최고를 바라보고 뛰는데 교육만 예외일 수 없다. 학교간 교사간 경쟁과 평가를 도입하고 학부모에게 학교선택권을 주되 낙후 지역 학교에는 더욱 과감한 지원을 하는 등 교육 개혁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10년 뒤 한국 위상(位相)은 바로 오늘의 학교 교실에 달려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