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항공기 전파 방해하는 ‘활주로옆 軍탄약고’

  • 입력 2004년 8월 17일 21시 28분


광주공항 민항기 관제장치의 하나인 초단파전방향표지시설(VOR)이 공군 탄약고로 인해 전파수신을 방해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열린 우리당 김동철(金東喆·광산구) 의원은 17일 “공군이 최근 완공한 공항내 탄약고가 광주공항 신형 VOR의 전파수신을 방해, 현재 이 기기를 전혀 사용할 수 없어 내구연한이 지난 구형 VOR을 계속 사용중”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구형 VOR의 경우 현재 민항기노선이 폐쇄된 광주∼김해(부산) 노선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의 관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보다 근본적인 안전관제를 위해서는 이 문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신형 VOR은 2002년 12월 공군이 15억원을 들여 도입한 것이다. 공군은 탄약고 공사 당시 ‘VOR 반경 150m 안에는 전파방해 방지를 위해 구조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국내 항공법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을 어겼다.

김 의원에 따르면 공군은 2002년 1월 문제의 탄약고 시설공사를 시작해 올해 연말부터 사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군은 2001년부터 항공안전본부와 수차례 협의했으면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 문제에 관한 공군과 건교부, 한국공항공사 등의 입장과 해명이 서로 다른 만큼 감사원의 특별감사와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항 내 민간항공기능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공항공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항공사고 가능성을 들어 공군 측에 탄약고 철거 또는 이전을 요구했으나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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