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약장수에 울고…웃고…렌즈세척액 팔고 산 20명 기소

  • 입력 2004년 8월 12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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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제 ‘물뽕’을 ‘작업용’으로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최고입니다.”

증권회사 직원 이모씨(31)는 6월 술집에서 만난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인터넷에서 이런 광고를 발견했다. 술과 함께 복용하면 최음 효과가 있다는 ‘GHB’ 광고였다.

GHB는 ‘물 같은 히로뽕’이라는 뜻에서 ‘물뽕’으로 불리며 미국에서는 복용시 상황통제가 안 된다고 해 ‘데이트 성폭행 마약(Date-rape Drug)’으로 불리는 마약류의 일종.

10회분을 구입한 이씨는 여성이 마시는 술에 타 봤지만 약효가 없었다. 그는 자신에게 약을 판 김모씨(25)가 검찰에 붙잡힌 뒤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신이 받은 게 최음제가 아니라 소프트렌즈 세척제였던 것.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경재)는 김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김씨에게 속아 세척제를 산 이씨 등 19명을 각각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 등을 약식 기소한 이유에 대해 “실제 마약류가 아니라도 마약류로 알고 샀다면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가 수면제를 찾는 사람에게는 칼슘보충제를 주는 바람에 자살을 시도한 일부 구입자들은 목숨을 건졌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두 번 살게 해 줘 고맙다”는 말을 김씨에게 남겼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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