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李시장, 뭘 잘했다고 시민탓하나”

  • 입력 2004년 7월 7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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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시청 상황실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 고조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
4일 서울시청 상황실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 고조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
이명박 서울시장이 대중교통 체계 개편 혼란을 시민들의 무관심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시장은 6일 대학총장 등 각계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사람은 닥쳐야 일을 하지 미리 연구를 하지 않는다”면서 “서울시와 각 구청이 여러 차례 안내문을 보내고 언론에도 여러 번 보도됐지만 이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버스를 타러 와서 문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서울시 게시판 및 언론사 사이트에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이 시장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백승수씨는 “교통카드 단말기 고장, 주차장이 된 버스중앙차로 등이 시민 탓이란 말인가”라며 “졸속으로 시행하고 막상 문제가 생기니까 땜질식으로 처방하는 시청은 잘했다는 소린지…”라고 반문했다.

네티즌 ‘ecos21c’는 “애초부터 홍보로 해결될 수 없는 무리한 개편”이라며 “버스 중앙 차로, 교통 요금 인상, 버스 노선·번호·색 변경 등 한 두 가지 개편도 아닌데 어떻게 그 많은 걸 숙지 하냐”고 주장했다.

‘bckwak12’는 “무관심한 시민조차 제대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철저히 준비해야 게 아니냐”며 “시장이나 대통령이나 다 잘못되면 국민 탓만 한다”고 비난했다.

‘eduplus’는 “7월 1일 시행에 집착해 밀어붙이기를 한 이 시장 탓이 크다”며 “휴가와 방학으로 20%이상 교통량이 감소하는 8월에 시행하면 충분히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 시장의 말도 일리가 있다’며 옹호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민동원씨는 “교통체계가 개편된다고 홍보한 것은 한참 됐지만 정작 관심갖고 살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라며 “모든 게 서울시 탓만은 아니다. 엊그제 시장이 사과도 했으니 최소한 6개월 이상 지켜보고 나서 비판을 하자”고 말했다.

정진훤씨는 “복지부동에 입만 놀리는 사람보단 낫다”고 이 시장을 두둔했고, 김남기씨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정부나 여당은 이번 시행착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 시장은 “서울시의 대중교통 홍보 방법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데 대한 반성에서 나온 말”이라며 “위기가 닥칠 때마다 온 국민이 합심해 극복해냈듯 현 경제위기를 이겨나가자는 것이지, 교통개편 혼선의 원인을 시민에게 미루려는 의도로 말한 게 아니다”고 박명현 대변인을 통해 해명했다.

이 시장은 “시민 여러분의 불편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심려를 끼쳐드린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시민 여러분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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