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산별교섭’에 사활… 16일 1차 동시파업

  • 입력 2004년 6월 15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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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의 병원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민주노총이 1차 ‘총력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이로써 노동계의 하계투쟁(하투·夏鬪)이 본격 점화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파업=민주노총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조합원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택시노조연맹 총파업 출정식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잇달아 갖고 일부 산별노조가 동시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16일 보건노조와 택시연맹의 총파업, 금속연맹 산하 금속노조의 4시간 경고파업이 동시 다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산별노조와 연맹이 함께 파업을 벌이는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보건노조의 산별교섭이 부진할 경우 이번 총력투쟁은 민주노총이 직접 주도하는 대대적인 연대파업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14일 “사용자와 정부가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오히려 총파업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올해 처음 시작된 보건노조의 산별교섭이 ‘주 40시간 근무제’에 대한 노사의 이견으로 전혀 진척되지 않자 태도가 강경해지고 있다.

민주노총과 보건노조는 이번 교섭이 주5일제 실시에 따른 산별 임단협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처럼 토요일 휴무가 어려운 공공부문 노조는 보건노조의 교섭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산별교섭은 사업체별 조건이 천차만별이어서 사용자측이 노조처럼 단일안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아 노사 협상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노조별 움직임=보건노조는 잠시 중단했던 병원 로비 점거농성을 15일 저녁 재개했으며 산별교섭에 응하지 않는 병원에 조합원들을 보내 투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용자(병원)측은 이날 “더 이상 파업이 장기화돼선 안 된다”며 노조측에 주5일제 실시와 관련해 한층 진전된 구체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대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택시연맹은 부가세 경감액의 전액 지급 등을 요구하며 16일 오전 4시부터 전국 164개 지부에서 파업에 돌입했다.

연맹측은 “정부의 택시제도 개선방안은 개악”이라며 “사측은 기사고용안정기금을 조성하고 기사 기본임금에도 최저임금제를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금속노조도 전국 145개 사업장에서 이달 말 총파업에 돌입키로 결정했다.

금속노조는 9∼14일 145개 사업장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83.4%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금속노조는 16일과 23일 4시간 시한부 경고파업에 이어 민주노총의 2차 총력투쟁일인 29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다음 달 임단협을 시작하는 궤도연대 역시 주5일제 문제가 최대 쟁점이다. 궤도연대에는 서민생활과 밀접한 지하철과 철도 노조가 가입되어 있다.

▽환자 불편=파업 엿새째를 맞은 15일 주요 병원들은 수술 일정이 대폭 미뤄지고 입원환자들의 퇴원 행렬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한 환자들과 불편을 겪고 있는 외래환자들이 병원측에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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