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파업 이틀째…곳곳 수술연기 입원환자 도시락 식사

  • 입력 2004년 6월 11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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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은 11일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로비에서 빙과를 먹으며 무더위를 달래기도 했다.-박주일기자
이틀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은 11일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로비에서 빙과를 먹으며 무더위를 달래기도 했다.-박주일기자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이틀째를 맞은 11일 일선 병원에서 수술건수가 줄고 진료일정이 미뤄지면서 환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보건노조와 병원협회 등 노사 양측은 이날 제15차 산별 대표교섭과 실무교섭을 잇달아 갖고 ‘주5일 근무제’에 대한 협상을 재개했으나 토요휴무 등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합의에 실패했다.

이날 파업에 참가했던 서울적십자병원 및 혈액원 노조원들이 원활한 혈액공급을 위해 일단 업무에 복귀하고 대형 병원의 응급실 등 필수업무 기능이 유지돼 ‘의료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파업이 다음주까지 이어질 경우 진료 공백도 우려된다.

서울대병원은 평소 100건이 넘던 수술 일정이 10일 70건, 11일 63건으로 줄었다. 병원측은 입원환자들에게 “정상적인 식사 대신 도시락을 제공하는 데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리고 식대는 30% 감면하겠다”는 안내장을 돌렸다.

폐암으로 입원 중인 임모씨(56·여)는 “7000원이나 하는 도시락이 가격에 비해 질도 떨어지고 너무 짜 환자에게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술 대기 중인 환자 김모씨(50·여)는 “각종 정밀검사가 하루 미뤄졌는데 수술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의 경우 진료차질을 우려한 사람들이 다른 병원을 찾으면서 평소 2000여명이었던 외래환자가 10일 1700여명으로 줄었다.

한편 필수업무 인력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데다 주초에 외래환자들이 집중되는 점, 파업의 장기화에 따른 여론의 비판 고조 등으로 노사가 다음주 초 ‘대타협’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외래진료가 거의 없는 주말에 노사가 구체적인 조건을 놓고 집중교섭을 벌일 것이며 한 주가 시작되는 14일 새벽이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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