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바비큐 공원’ 없던일로

  • 입력 2004년 6월 3일 19시 53분


5월부터 서울시내 일부 공원 내에 가족끼리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바비큐장을 만든다는 서울시의 계획이 환경단체의 반발로 내년까지 보류됐다. 시는 환경단체와 같이 프로그램을 보완한 뒤 다시 추진한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반대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 박인규 소장은 “공원이 고기 구워 먹는 장소로 변질돼 환경이 훼손된다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을 수용해 연내에는 바비큐장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서울시는 5월부터 용산가족공원과 양재시민의 숲에 150평 규모의 바비큐장을 만든 뒤 가족단위로 신청을 받아 주말마다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게 할 방침이었다. 시범운영 결과 반응이 좋으면 다른 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있었다.

그러나 공원 내 취사행위를 허락하면 녹지가 훼손되고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며 결국 공원이 쓰레기장이 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김영란 팀장은 “국립공원에서의 취사행위가 금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계곡에서 음식쓰레기가 발견되고 있는데 도시공원까지 확산시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내 공원에서 고기 굽기가 가능한 곳은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의 캠핑장뿐이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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