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따돌림 예방법]자녀와 자주 대화하고 칭찬하라

  • 입력 2004년 5월 17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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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키우다 보면 뜻밖의 문제로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집단따돌림도 그런 문제 가운데 하나다. 집단따돌림은 자녀에게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큰 충격을 준다. 집단따돌림으로 고통을 겪은 아이들은 심리나 인성 발달에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자녀가 집단따돌림을 당한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요즘에는 집단따돌림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부족해 자기중심적으로 말하고 행동함으로써 친구끼리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일도 잦다. 한국심리교육연구소 이세용 소장은 “집단따돌림 등을 막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가능한 한 함께 놀면서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녀의 사회성을 기르면 집단따돌림이나 자기중심적 행동 등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간단한 방법들을 살펴보자.》

●부모가 활기찬 모습 보여야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서 자신감을 기르며 자란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돼 집단따돌림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반면 부모가 자녀에게 지나친 기대를 갖고 욕심을 부리면 아이의 정서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의 뜻대로 일이 되지 않으면 분노하고 스스로 괴로워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 역시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 부모는 뭔가 일에 성공했을 때의 기분으로 자녀를 대하면 항상 활기찰 수 있다.

성취감을 맛본 기분 좋은 느낌을 살리려면 우선 자리에 편안하게 앉아 눈을 감고 온몸의 힘을 빼 이완시키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떠오르는 잡념을 지우고 과거에 성공적인 경험을 생각하며 매우 기뻤던 기억을 찾는다. 당시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하게 다시 떠올리며 당시 기쁨에 대한 내 몸의 반응까지 똑같이 체험해 보도록 한다. 이런 경험을 내 생활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또 아이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가르칠지 실천하는 자기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명령보다 권유형 말투가 좋아

부모는 평소 아이를 대할 때 ‘∼해’라는 명령조보다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네 생각은 어때?’ ‘엄마(아빠) 좀 도와줄래?’ ‘우리 아빠 도와 드릴까?’ 등 권유형 표현을 많이 쓰는 것이 좋다. 또 ‘고마워’ ‘네가 그렇게 잘 하니까 엄마(아빠) 마음이 기쁘단다’ ‘이건 할아버지 거, 할머니 거, 아빠 거, 엄마 거 그리고 네 거’ 등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물건에 대한 소유 순서를 자연스럽게 가르칠 수 있게 신경을 쓰는 것도 필요하다.

자녀에 대한 욕심과 사랑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부모도 있다. 부모는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잘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에게 부모의 말을 잘 듣도록 강요하기보다 아이의 말에 먼저 귀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거울보며 밝은 표정 연습하게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아이들은 집중력이 약하고 산만해지기 쉬워 이로 인해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50에서 1까지 숫자를 천천히 헤아려 보거나 공부할 때 집중을 잘하는 자기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보면 집중력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마음을 밝게 가지기 위해서는 밝은 표정을 짓는 것이 좋다. 자녀가 거울을 보고 활짝 웃어보며 가장 멋진 자기 얼굴을 만들어 보도록 하자.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몇 차례 해보면 재미가 있다. 편안하게 눈을 감고 온몸의 힘을 뺀 채 마음속으로 밝은 얼굴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사회성 길러주려면…

아이들은 학기 초에 유치원이나 학교에 적응하는 데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부모는 자녀의 행동거지에 관심을 갖고 자녀를 격려해 줘야 한다. 또 친구 사귀는 방법과 남을 배려하는 태도를 비롯해 자신의 뜻을 표현하고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적절하게 지도해야 한다.

우선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한다. 아이의 걱정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공감해 주자. 부모가 관심을 가지면 아이의 두려움과 불안감은 줄어든다. ‘엄마(아빠)도 어릴 때 그랬어’라며 비슷한 걱정을 했던 경험을 이야기해 주면 아이는 자신만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심리적으로 안도감을 갖게 된다. 부모가 ‘바보같이 뭘 그런 걸 갖고 신경을 쓰느냐’는 식으로 핀잔을 주면 아이는 더욱 위축되기 마련이다.

아이의 걱정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때는 아이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좋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아이는 문제 해결력을 기르지 못하게 된다.

만일 아이가 ‘친구들이 나와 안 놀아주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하면 ‘넌 어떤 친구들이랑 놀고 싶니? 친구에게 어떻게 해 주면 좋아할까?’라고 물어보자. 아이 스스로 생각해 답을 찾아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답변이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으면 ‘참 좋은 생각이야.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지?’라고 격려해 주는 것이 좋다. 부모가 의견을 덧붙일 때는 ‘엄마는(아빠는) 이렇게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 주자.

아이가 떼쓰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항상 질문을 해 아이가 자기 의견을 차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소심하고 예민하거나 부부싸움을 자주 하면 아이들의 사회성이 부족해지기 쉽다. 또 자녀와의 관계가 불안정해도 역시 자녀의 사회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부모가 안정된 가정을 꾸리도록 먼저 노력하면서 자녀와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괴롭히는 아이 알았을땐

아이가 자신을 괴롭힌다고 호소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집에 초대해 간식을 만들어 주며 아이와 함께 어울리도록 배려하는 것도 좋다.

초등학교 저학년생인 아이를 특히 괴롭히는 친구가 있으면 그 친구를 부모가 만나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때는 그 또래 아이들은 누구나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 ○○을 괴롭히는 애들이 있다는데 또 그럴 경우 혹시 도와줄 수 있니?’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대개 얼굴이 빨개지면서 도와주겠다고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고학년이라면 교사에게 도움을 청해 교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녀를 심각하게 괴롭히는 아이가 있다면 직접 만나 차분히 이야기를 나눌 필요도 있다.

자녀의 사회성이 많이 떨어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집단따돌림으로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전문기관을 방문해 사회성 훈련에 참가하거나 심리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체크리스트 활용해 보세요

부모는 자녀가 집단따돌림이나 친구 관계의 문제점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은지 평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집단따돌림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자녀의 심리적 정서적 상태를 진단해 보자.

▽영역별 점수=합계가 0점이면 자녀가 심리적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4점이면 부모가 자녀의 취약점을 발견해 이를 보완하는 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5∼7점이면 자녀가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부모가 관심을 갖고 지도해야 한다.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전문가의 지도가 필요한 단계다.

8점 이상이면 자녀의 인성 발달에 문제가 있지 않나 살펴야 한다. 때에 따라 부모가 자녀 양육법을 고치고 전문가가 자녀를 심리 치료할 필요가 있다.

▽전체 점수=모든 영역의 합계가 0점이면 심리 인성 발달이 매우 우수한 상태다.

1∼23점이면 자녀의 인성에서 취약점을 찾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도해야 한다.

24∼36점이면 부모가 자녀의 인성지도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도해 인성 발달의 문제점을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

37∼48점이면 학습부진이나 인성 발달 장애를 겪을 수 있는 상태다. 부모가 경각심을 갖고 문제 극복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49∼60점이면 집단따돌림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학습부진은 물론 대인불안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부모가 특별히 주의해 자녀를 보살펴야 한다. 전문가에게 심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60점 이상이면 집단따돌림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심리치료를 받지 않고 시간을 끌면 학습부진은 물론 신경성질환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부모의 특별한 조치와 함께 전문가에 의한 심리치료가 꼭 필요하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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