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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0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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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들이 민가를 훼손하고 꿀을 훔쳐 먹는가 하면 최근에는 암자까지 침입하는 등 '횡포'가 심해지고 있어 환경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팀에 따르면 반달곰 '장군'은 최근 산 정상 부근의 모 사찰에 침입해 10여일간 머물며 문지방을 부수고 쌀과 라면 등 보름치의 식량을 먹어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장군은 스님이 암자를 장기간 비운 사이 몰래 들어가 비타민제 소화제 같은 약까지 먹었고, 방과 이불, 암자 내 곳곳에 배설물을 남겨놓는 등 사찰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것. 또 스님이 기거하는 방에서 이불까지 덮고 잠을 잔 흔적을 남겼다.
한상훈 반달곰 팀장은 "발신추적기를 통해 장군의 위치를 확인하고 사찰 주위에서 배회하던 장군을 찾아 숲속으로 돌려보냈는데 사찰은 이미 엉망이었다"며 "장군이 호기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포획했다가 재방사한 반달곰 '반돌'도 '꿀도둑'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수차례에 걸쳐 민가에 접근해 주민들의 우려가 적잖았다. 반돌은 포획되기 전에도 3차례나 재래식 꿀을 찾아 가옥을 훼손하기도 했다.
곰팀 대원들은 반달곰이 마을로 내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 민가 주변에 철책을 치고 24시간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며 감시하고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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