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t 철골더미 11층서 쏟아져

  • 입력 2004년 4월 20일 02시 09분


“천둥소리처럼 ‘우르릉’ 소리를 내면서 그냥 주저앉았어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2동 LG백화점 외벽 철제구조물 붕괴 사고는 20일 오전 2시 현재 19명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사고는 백화점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정문 쪽 11층 외벽에 설치한 발판 등 철골구조물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사고 당시 길을 지나던 김모씨는 “철골구조물이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힘없이 넘어지면서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은 철골구조물이 굉음을 내면서 주저앉아 백화점 정문 주변 100여평을 뒤덮었다고 전했다. 주저앉은 철골더미는 2, 3t가량으로 추산된다.

당시 발판에 13명, 지상에 14명 등 모두 27명의 인부가 작업 중이었으며 발판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들이 구조물과 함께 지상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지상에 있던 인부 중 8명은 긴급히 대피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또 늦은 시간이라 지나던 사람들이 적어 피해를 본 행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사고로 이 일대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구조작업=사고가 나자 200여명의 경찰과 119구조대가 긴급 출동, 철골더미에 깔린 인부 17명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이 가운데 경재현씨(43)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숨졌다. 인부 정완기씨(55)는 뒤엉킨 철골더미에 매몰됐다가 2시간 만에 구조됐다.

경찰은 철골더미에 행인 등이 매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밤새 작업을 계속했다.

한편 경찰은 백화점 외벽에 있던 타일을 떼어내 철골구조물에 쌓아놓았다는 인부들의 말에 따라 이 구조물이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 인부 등을 상대로 철골구조물의 부실시공과 현장감독 소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파악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부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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