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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1일 0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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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은 지난달 23일 저녁 아버지(35)의 무릎에 앉고 반말도 했다는 이유로 이튿날 유치원에서 오자마자 계모인 이모씨(31)로부터 심하게 구타를 당했는데 이 과정에서 코피가 나면 씻고 와서 다시 얼굴 등을 맞아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는 것.
박양은 친모가 숨지고 2002년 아버지가 재혼한 이후 계모의 강요에 의해 청소와 빨래 설거지 등의 집안일을 도맡아 해왔으며 일을 제대로 못하면 두세 시간 동안 손을 들고 벌을 서거나 굶는 등의 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아동들이 이처럼 어른들에 의해 학대받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아동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신고가 접수된 218건 중 현장조사를 통해 아동학대로 판명된 사례는 97건으로 2002년(69건)에 비해 40.6%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구타 등 신체적 학대 △욕설과 위협 등 정서적 학대 △성추행 등 성학대 △아동 방치 등 한 가지 형태의 ‘단일학대’가 41.2%였고, 두 가지 이상이 복합된 ‘중복학대’가 58.8%를 차지했다.
특히 사회가 급변하면서 아동학대도 육체적 정신적 요인 등이 혼재된 중복학대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여서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대구아동학대예방센터는 매달 한 차례씩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병원 및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교사, 관련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대구아동학대예방센터 김동환(金東煥·35) 팀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아동학대가 중범죄로 인식되고 이웃에서 신고도 잘 하는 편이나 우리나라는 ‘남의 가정일’이라며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며 “이 같은 인식을 바꾸고 아동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의 1391(국번 없음)
대구=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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