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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20일 2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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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초 고교 야구를 주름잡던 야구 선수가 50대의 나이로 ‘록 밴드’를 결성, 대구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주인공은 그룹사운드 ‘더 탑스’(The Tops)의 드럼 연주자 배태규씨(50).
배씨는 지난해 말 4인조 남성 연주단을 결성해 1월부터 대구에서 연주생활을 하고 있다.
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단원은 조인준(51·베이스기타), 남정원(44·키보드),조기목씨(44·리드기타) 등 3명. 모두 연주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연주자들로 서울과 수도권 미군부대에서 연주활동을 해온 경력을 갖고 있다. 더탑스는 현재 대구 수성구의 올드 팝송 라이브 전문 레스토랑인 ‘블루노트’에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1m86cm의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를 갖고 있는 배씨는 70년대 초 이선희,황규봉 함학수 등과 함께 특기생으로 경북고 야구부에 입학했다.
“당시 포수로 뛰었습니다. 황금사자기와 대통령배 등 당시 전국 고교야구대회에 참가, 우승을 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프로야구가 없던 시절이라 고교야구의 인기가 높아 경기가 끝나면 여학생들이 집에 까지 뒤따라와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답니다.”
잘나가던 그가 음악으로 눈으로 돌린 것은 우연히 지역에서 활동 중인 연주자로부터 드럼치는 법을 배우면서부터.
“고3 2학기부터 드럼에 빠져들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졸업 후 대학야구부와 실업야구팀의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하고 드럼연주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답니다.”
그는 “집안 어른들의 반대가 하도 심해 하루종일 허름한 창고에서 신나게 드럼을 연주하고 귀가한 적도 있었다”며 “모든 사람에게는 정해진 운명의 길이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멤버들은 연주기량이 뛰어난데다 ‘보컬’실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노래방이나 회관 외에는 별로 여흥을 즐길 곳이 없는 40, 50대들을 위해 흘러간 팝송과 우리 가요 등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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